'텃밭' 호남서 토크콘서트…"누군지는 각자 알아서 해석하기로"
尹대통령 경축사 키워드 '자유' 앞세워 여권 겨냥한 듯한 메시지
이재명 "강자가 약자를 억압하는걸 자유라 여기는 사람들 있어"
더불어민주당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후보는 15일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억압하고 힘이 있으면 비록 타인에게 폭력이 되더라도 자유롭게 행사하는 것을 진정한 자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제 77주년 광복절인 이날 전남 순천대에서 '전남 토크콘서트' 행사를 하면서 이같이 언급한 뒤 "그러나 건전한 상식을 가진 일반인들은 자유라는 이유로 타인을 억압하면 안된다는 걸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지금도 '권력을 마음대로 행사하는 데 뭐가 잘못이냐. 이를 막는 게 억압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누구인지 모르겠나"라고 반문한 뒤 "각자 알아서 해석하기로 하자"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차기 당 대표 선출이 유력해진 시점에 민주당의 '텃밭' 호남을 찾았다는 점,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광복절 경축사 키워드로 제시한 '자유'를 연결고리로 여권을 겨냥한 듯한 메시지를 내놨다는 점에서 이날 발언이 한층 주목된다.

이 후보는 "대다수 국민들은 과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내 자유를 빙자해 타인을 억압하지 않는다"면서도 "헌법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했다고 하니 조용히 사시겠다는 문재인 전 대통령 앞에 가서 밤새 스피커로 욕설을 틀어놓는 사람들이 있다.

김정숙 여사가 저한테도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하소연 하시더라"라고 전했다.

이 후보는 또 "사람이 희한한 존재다.

내 이익을 위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뺏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게 광주 5·18 사건이고, 여수 순천에서도 여순사건이 있었다"며 "그래서 정치가 필요한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명색이 1인 1표제여서 재벌 회장도 노숙자도 모두 1표를 갖는데, 비정상 몇몇이 기득권을 남용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 왜 더 많은 권력이 주어지는지 불합리하지 않나"라며 "기울어진 운동장도 문제지만 그 역시 우리가 넘어야 할 벽이다.

(이를 극복할) 책임은 정치하는 우리에게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차이가 크든 작든 패했고, 그 책임은 제가 가장 크다"면서도 "그게 끝은 아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꿈은 결코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부족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각각 더 많은 지지를 얻어 민주당에 우리 삶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겨도 되겠다, 맡겨야겠다고 생각하도록 하는 게 우리 전당대회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한 시민이 "깨시민(깨어있는 시민)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심어달라"고 말하자 이에 "비록 지금 어두운 계절이 시작됐고 길고 혹독한 겨울을 지나야 하지만 반드시 봄은 오고 내일도 해가 뜬다"며 "우리가 하기에 따라 빨리 오냐 늦게 오냐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