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일만 공식석상 등장, 尹·윤핵관 겨냥 62분간 '분노의 작심회견'
尹대통령에 "저를 이XX 저XX 하는 사람 대통령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어"
도중 눈물도…내주부터 '당원 소통공간' 여론전·책 곧 발간 '전면전' 선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주말인 13일 당 윤리위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정지 중징계를 받은 이후 36일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서다.
지난 7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기자회견 소식을 예고한 그는 지난 10일 비대위 전환에 대한 효력정치 가처분을 냈고, 이날 회견 직전에서야 장소를 공개했다.

극성 유튜버 등 몰려올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반소매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전국을 유랑하던 때와는 달리, 머리를 빗어넘기고 남색 정장에 흰색 셔츠, 노타이 차림으로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이 대표는 25분간의 모두 발언, 37분의 일문일답 등 총 62분간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에 대한 작심 비판을 이어가며 전면전을 선언했다.

이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양두구육'(羊頭狗肉·양 머리를 걸고 뒤에선 개고기를 판다·'겉은 번지르르하나 속은 변변치 않은 것'을 뜻하는 사자성어)이라는 표현을 다시 꺼내며 윤 대통령을 겨냥했다.

앞서 그는 이른바 '내부총질' 문자 파문이 있은 뒤인 지난달 27일 울릉도에서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읽어내린 기자회견문에서 "일련의 상황을 보고 제가 뱉어낸 양두구육의 탄식은 저에 대한 자책감 섞인 질책이었다"며 "돌이켜 보면 양의 머리를 흔들면서 개고기를 가장 열심히 팔았고 가장 잘 팔았던 사람은 바로 저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 과정 중에서 그 자괴감에 몇 번이나 뿌리치고 연을 끊고 싶었던 적도 있다"며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겪는 과정에서 어디선가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누차 그들이 저를 그 XX라고 부른다는 표현을 전해 들으면서, '참을 인' 자를 새기면서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니고 목이 쉬었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했다.

자신에 대한 '선당후사' 요구가 가혹하다고 항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 대표는 나아가 윤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 선거 과정 내내 한쪽으로는 저에 대해서 이 XX 저 XX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서 당 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다"라고도 했다.

내부총질 문자 파문에 대해선 "대통령이 원내대표에게 보낸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건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지도력 위기"라고 규정했다.

이 대표는 당내 일부 인사들을 '윤핵관'과 '윤핵관 호소인'으로 규정, 실명으로 거론하며 험지 출마를 공개 압박했다.

"그저 호가호위하는 윤핵관으로 남게 될 것" 등의 원색적 비난도 쏟아냈다.

비대위 전환 과정을 "반민주적", "집단린치"라고 몰아세우며 당을 향해 "조직에 충성하는 국민의힘도 불태워버려야 한다", "파시스트적 세계관을 버려야 한다"고 맹폭했다.

이 대표는 또 "여당과 정부에 대한 젊은 세대의 기대치가 급전직하한 것은 여가부를 폐지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어젠다를 발굴하고 공론화하는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국민의힘이 서해 공무원 피격, 어민 북송 사건 등의 쟁점화에 나선 것을 두고도 "저를 몰아세우고 그 자리에 북풍을 불러일으키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던 이유는 자당의 당 대표에게는 선당후사와 같은 전체주의적이고 폭압적인 처우를 하면서 북송된 어민과 안타깝게 돌아가신 우리 전 해수부 공무원의 인권에 관한 관심이 있는 척하는 모순되면서도 작위적인 모습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간에 울먹이면서 마스크로 눈물을 닦기도 했다.
이 대표는 '당원 가입 캡처 화면을 보내온 젊은 세대'와 '보수정당에 대한 기대로 민원을 가져오는 도서벽지 주민'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마약 같은 행복감에 잠시 빠졌다", "진통제를 맞은 듯 새벽 기차를 타고 (호남에 갔다)"며 마스크로 눈물을 닦았다.

그는 자신의 눈물에 분노의 의미가 담겼다고 했다.

그는 회견 말미에 "국민과 당원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책임 있는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자리를 옮겨 진행한 질의응답에서는 대통령과 자신 간에 오해가 쌓여왔다며 "그 오해는 중간에 전달하고 상황을 전파하는 사람들이 사심 가득한 행동을 했기 때문에 벌어진 사태"라며 지난달 1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윤 대통령을 영접하러 갔을 당시의 에피소드를 언급했다.

그는 "제 수행비서에게도 알리지 않고 직접 성남으로 갔는데 거기로 가는 택시 안에서 언론의 취재 전화를 받았다"며 중간에서 대통령과 자신의 사이를 '이간'하고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는 이들이 있었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이날 대통령실이 '부인'했던 지난 6월 독대의 대화 내용을 폭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방 선거가 끝나고 당에서 프로그래머를 고용해 추진하려고 하던 당원 소통공간, 제가 직접 프로그래머로 뛰어들어서 만들어 내겠다"며 여론전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후 전국을 돌면서 당원과 만나 대화한 내용을 토대로 당의 혁신 방안을 적은 책을 곧 탈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소통관 1층에는 가로세로연구소 김세의 대표 등 유튜버들이 몰려들었다.

회견에는 당 수석대변인인 허은아 의원과 당 대표실 보좌진들, '나는 국대다(국민의힘 대변인이다)'를 통해 당에 합류한 대변인단 등이 동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