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세론'에 당원들 투표주저 기류…경선 흥행 빨간불
'확대명'에 최고위도 친명계 장악하나…싱거워진 민주 전대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8·28 전당대회 열기가 초반부터 급격히 식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압도적 독주에 판세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으로 흐르면서 당권 레이스의 김이 새버린 분위기다.

자연스럽게 경선 흥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재명 대세론'을 확인한 당원들은 절반 넘게 투표를 포기하고 있다.

지난 주말 치러진 1·2차 경선에서의 권리당원 투표율은 44.6%에 불과했다.

당내 일각에선 4·7 재보선 참패 속 치러진 2021년 전대 투표율(42.74%)보다 더 저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최근 전대 판세를 두고 "어대명이 아닐 수도 있다"고 했다가 "욱해서 이야기하다 보니 그랬다"며 주워 담은 것도 경선 주목도에 대한 우려 탓이었다.

더 나아가 2위 박용진 후보는 지난 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세론은 착시 현상"이라고 주장, 투표 독려에 나서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1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지고 국민의힘은 자중지란하는 지금이야말로 당 지지율을 확 올릴 수 있는 타이밍인데 온전히 컨벤션 효과를 누릴 수 없어 아쉬운 상황"이라고 했다.

'확대명'에 최고위도 친명계 장악하나…싱거워진 민주 전대
친이재명계 후보들이 대거 상위에 포진한 최고위원 선거 역시 싱겁게 흐르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서서히 나온다.

'이재명 대세론'이 최고위원 선거에까지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 상위 5인 가운데 고민정 후보를 제외한 4명(정청래 박찬대 장경태 서영교)은 모두 친이재명 성향이다.

1위 정 후보(28.4%)와 2위 고 후보(22.2%)가 권리당원 표심 절반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최고위 커트라인'이 10% 안팎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5위 서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8.97%, 비이재명계인 윤영찬 후보는 7.71%다.

다만 최고위원 선거는 1인 2표가 행사되는 만큼 적어도 3∼5위권 판세는 얼마든지 요동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8일 치러지는 대의원 투표(투표 반영 비율 30%)를 앞두고 비이재명계의 전략투표에 시선이 쏠린다.

비이재명계 한 재선 의원은 "대의원들한테 누구를 찍어달라는 소위 '오더'를 내려야 하는 시점이 올 것"이라며 "당 대표 선거는 몰라도 최고위 선거만큼은 친이재명계의 장악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