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청문회서 여야 정치공방…"명동설" "건동설" 불똥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8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각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거론하며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의원 관련 경찰 수사의 공정성 문제를 지적하자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맞불을 놓았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이재명 의원 의혹 관련 경찰이 '명동설적' 수사를 하고 있다는 의문이 든다"며 '명동설'이란 단어를 꺼냈다.

모든 행성이 태양을 중심으로 돈다는 '지동설'에 빗대 경찰 수사 상황이 이재명 의원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조 의원은 이재명 의원의 '대장동 개발 의혹' 수사와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 카드 유용 의혹' 수사 관련 참고인·피의자가 사망한 점을 언급하며 "경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고 있는 게 맞느냐"고 비판했다.

민주당 문진석 의원은 "대다수 국민들께서는 이재명 (의원)의 '명동설'이 아니라 김건희 (여사)의 '건동설'을 믿고 있다"고 맞섰다.

문 의원은 또 윤 후보자를 향해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내세워온 것으로 알려진 '건진법사'의 이권 개입 의혹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주문하며 "오는 16일 업무보고 때 진행 상황을 확인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같은 당 김교흥 의원도 윤 대통령 처가 회사의 경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경찰 수사가 미진하다며 속도를 내라고 압박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자당 이재명 의원 관련 각종 수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문 의원은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경기남부청이 수사 종결 시점을 못박은 데 대해 "민주당 전당대회 영향을 미치기 위함이 아닌가"라며 "먼지털이식 수사"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은 지난 2019년 탈북어민 북송 당시 경찰특공대가 투입된 점을 문제 삼으며 "청장이 된다면 이런 부분은 단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여야 역할이 뒤바뀐 듯한 모습도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경찰 출신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은 윤 후보자에게 경찰의 수사역량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수사 역량 강화를 주문하는 동시에 인사추천권자로서 정부의 경찰 인사 개입에 대한 내부 우려를 불식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후보자가 과거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경찰 인사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를 묻는 질의에 "답변하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은 "저보다도 소신이 없어서 어떻게 청장을 하시려고 하나"라며 질책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윤 후보자에 대해 "비교적 신상 관리를 잘해왔고 업무능력도 그런대로 좋은 평가 받고 있는 것 같다"는 우호적 평가를 내놨다.

윤희근 청문회서 여야 정치공방…"명동설" "건동설" 불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