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과거 靑서 경찰 인사통제' 시스템화" 野 "시행령 개정, 수사권 개입 의도"
류삼영 징계·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도 도마…與, 경찰대 개혁 드라이브
윤희근 청문회, 경찰국 격돌…"헌법 위배" vs "밀실인사 양성화"(종합)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의 8일 인사청문회는 '경찰국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설치의 법적 적절성·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난타했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경찰 고위급 인사 업무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며 맞서며 정면 충돌이 벌어졌다.

경찰국 설치에 반발해 열렸던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두고도 야당은 이를 주도했던 류삼영 총경 등 참석자 징계에 문제를 제기한 반면에 국민의힘은 부적절한 집단행동이었다고 정부를 엄호하고 나서는 등 설전이 이어졌다.

초대 경찰국장인 김순호 치안감의 과거 행적 논란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윤 후보자는 경찰 조직에 적절한 견제·감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새 정부 정책 방향에 보조를 맞췄다.

◇ 野 "수사권 개입 의도" 與 "밀실 인사를 세스템화"…경찰국 놓고 격돌
민주당은 경찰국 도입이 정부조직법 등의 법률에 위배되고 경찰의 공정성·중립성을 훼손한다며 "수사권 개입"을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과거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밀실로 진행한 인사를 양성화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문진석 의원은 경찰국 설치가 시행령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헌법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경찰청 법을 위배했다"며 "(정부가) 경찰 수사권에 개입하기 위한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자는 당초 이어지는 여당 의원들의 적법성 질문과 관련해 "법적인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명확하게 답변하지 않겠다"고만 답하다, 오후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장관의 법적 권한을 보좌하기 위한 형태의 경찰국 신설에 대해서는 법제처에서도 가능한 것으로 유권해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 입장에 동의하고 있음을 밝혔다.

여당의 '헌법 위배' 주장에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은 "과거 정부에서는 밀실에서, 청와대에서 일괄적으로 경찰의 인사·관리를 통제해오던 것을 이제는 경찰국을 신설, 국회나 국민의 견제·감시를 받는 행안부 장관을 통해 제대로 양성화시켜보자는 취지"라고 주장했다.

이에 윤 후보자가 "일정 부분 공감한다"고 답하자 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 오영환 의원은 "위법적인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가 국민을 호도하고 있는 논리를 후보자가 그대로 읊고 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이형석 의원은 윤 후보자의 지난해 12월 치안감 승진 인사에 대해 "밀실인사였나.

그렇게 승진하셨나"라고 추궁한 뒤 "만약 후보자가 밀실인사로 승진하셨다며 사퇴하시는 게 맞다"고 쏘아붙였다.

윤희근 청문회, 경찰국 격돌…"헌법 위배" vs "밀실인사 양성화"(종합)
◇野, 류삼영 등 징계 철회 요구…與 "갑자기 중립성?" 집단행동 문제 제기
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지난달 전국 경찰서장 회의와 관련해 류삼영 총경 등에 대한 징계 철회를 요구했고, 윤 후보자는 "사실관계 확인 이후에 사안의 경중에 따라서 판단을 드리도록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같은당 송재호 의원은 "늘 (경찰의) 한편에 서 계신분이 이러면 14만 경찰을 통솔할 수 있겠나"라며 윤 후보자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검찰 출신인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당시 회의 개최 자체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특히 최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자당 이준석 대표의 수사를 촉구한 점이나 문재인 정부 때의 이른바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을 거론하며 "정치적 중립성이 처참하게 무너졌을 때는 아무 말 않다가 왜 갑자기 (경찰국 신설로 중립성이) 무너질 수 있다며 모여서 '정치적 중립성'을 외치는지 참으로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같은당 박성민 의원은 자당 측 참고인인 김태규 변호사 신문 과정에서 "전국경찰서장회의가 국가공무원법 57조 집단행동 등의 금지를 위반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지적했고, 김 변호사는 "굉장히 부적절하고 응분의 조치가 따라야 한다"고 거들었다.

아울러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부가 예고한 '경찰대 개혁'에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장제원 의원은 "총경 현황을 보면 경찰대 출신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며 "입직 경로에 관계없이 능력이 있으면 승진할 수 있는 공정한 승진 기회를 달라는 것이 일선의 요구"라고 강조하고, 이른바 '순경' 출신 경찰들의 고위직 승진 우대 정책을 제시해달라고 말했다.

◇野 '치안감 인사 번복' 등 추궁…尹후보자 즉답 피해
야당은 이날 청문회에서 지난 6월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 등을 놓고도 공세를 이어갔지만, 윤 후보자는 즉답을 피해가며 '진땀'을 뺐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윤 후보자에게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경찰청이 치안감 인사를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며 이를 '국기문란'이라 규정한 데 대해 동의하냐고 물었지만, 윤 후보자는 답변하지 않았다.

같은 당 이해식 의원이 "통상적으로 총경 이상의 고위직에 대한 인사를 하려면 실무는 한 달이면 족한데, (장관의 인사제청권을 보좌하는 경찰국은 인사가 이뤄지지 않는) 나머지 11개월은 뭘하나"라며 '경찰국 실효성'을 추궁한 데 대해서도 윤 후보자는 "아직 시행단계니까…"라며 흐리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임호선 의원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의 치안사무에 해당하는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파업 관련 경비대책회의를 주관한 점을 비판하자 "제가 당시 후보자 신분이고 직무대행을 하는 상황에서 냉정하게 깊이 있는 판단을 못한 건 맞다"고 답했다.

경찰 입문 과정에서 '프락치 활동'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김순호 신임 경찰국장의 거취에 대해서도 청문회 초반 "(논란을) 추후 한 번 더 검토하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으나, 이후 '행안부 장관이 김 국장에 대한 행안부 파견을 취소하고 복귀를 명해야 한다'는 이해식 의원의 말에 "행안부하고 협의를 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