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오찬을 겸한 주례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 총리, 윤 대통령, 김대기 비서실장.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오찬을 겸한 주례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 총리, 윤 대통령, 김대기 비서실장.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8일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 “모든 국정 동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며 “국민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다시 점검하고 잘 살피겠다”고 밝혔다.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인사에 문제가 있다는 여론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의사로 해석됐다. 정치권에선 대통령 참모와 일부 장관에 대한 추가 쇄신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양한 국정 쇄신 방안 논의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박 부총리 등의 인적 쇄신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국민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다시 점검하고 잘 살피겠다”며 “(인적 쇄신과 같은) 그런 문제들도 (집무실로) 올라가서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

‘만5세 입학’ 학제 개편을 공론화 과정 없이 발표해 혼선을 초래한 박 부총리 등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인사를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박 부총리는 대통령 발언이 나온 지 약 9시간 뒤 기자회견을 열어 “학제 개편 등 모든 논란의 책임은 저에게 있으며 제 불찰”이라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만5세 학제 개편안을 발표한 후 교사뿐 아니라 학부모들로부터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성급하게 개혁을 추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 및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오찬 주례 회동에서 다양한 국정 쇄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곧바로 국정 쇄신안을 발표하진 않았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한 총리와의 주례 회동에서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정책은 없으며 중요한 정책과 개혁 과제의 출발은 국민의 생각과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는 과정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은 개혁을 위한 국정 동력을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쇄신안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주요 정책에 대해 여론을 우선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휴가 복귀 소감을 묻는 질문에 “국민 뜻을 거스르는 정책은 없다”며 “국민에게 해야 할 일은 늘 초심을 지키면서 국민의 뜻을 잘 받드는 것이라는 생각을 휴가 기간에 더 다지게 됐다”고 했다. 취재진을 향해선 “국정 운영은 언론과 함께하지 않고는 할 수 없다”며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휴가 기간에 각계 지인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폭 커질 수도
정치권에선 국정쇄신안이 박 부총리를 경질하는 원포인트 인사로 그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한 주된 요인이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인사 문제만 하더라도 검찰 편중 인사와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 등이 두루 작용했다. 인사와 대통령실 특정 부서의 검찰 편중에 대해선 여권에서도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야당은 전면적인 인사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이미 식물 장관으로 전락한 박순애 교육부 장관의 사퇴 정도로는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며 “대통령실과 내각의 전면적 인적 쇄신으로 국정을 조속히 정상화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폭넓은 인사 개편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적 쇄신에 대해 “윤 대통령이 발언했으니 지켜보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전날 정례 브리핑에선 사견임을 전제로 “인위적인 참모진 개편은 없을 것”이라고 했던 것과 결이 달랐다.

현안이 산적해 큰 폭의 인사 쇄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사 적임자를 찾는 일도 상당한 부담이라는 전언이다. 내부에선 정무와 홍보 등 취약 기능 보강을 위한 인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석이 된 부총리와 보건복지부 장관 후임 인선은 속도감 있게 진행할 계획이다.
민생·경제 행보에 주력할 듯
민생과 경제 행보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지율 회복을 위해 국민과의 소통을 확대하고 약자와 서민을 위한 행보를 늘린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민을 더 세심하게 받들기 위해 소통을 강화하라고 당부했다”며 “추석이 다가오고 있으니 물가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민생을 빈틈없이 챙기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주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공급대책을 논의하고,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8·15 광복절 사면 대상자를 확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경제민생회의 등 국민 통합과 소통 행보도 예정됐다.

좌동욱/김인엽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