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석 달여 만에 24%까지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정당 지지율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에 추월당했다. 대통령실은 “국민의 뜻을 헤아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채워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수층도 부정 평가가 더 많아

윤석열 대통령 '24% 지지율'에…"국민 뜻 헤아리겠다"
한국갤럽은 지난 2~4일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한 결과,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가 취임 이후 최저치인 24%를 기록했다고 5일 발표했다. 지난주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부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4%포인트 올라 최고치인 66%로 집계됐다.

대통령 지지율은 지방선거 직후인 6월 첫째주 조사에서 53%를 기록한 뒤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주엔 30% 선이 무너진 28%였다.

지역별로 보면 긍정 평가는 보수진영의 전통적 텃밭인 대구·경북(38%)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30%를 넘지 못했다. 연령별로는 60대(35%)와 70대(42%)에서만 3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지율이 가장 낮은 연령대는 40대(10%)와 30대(13%)였다.

보수층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 수행을 긍정 평가하는 비율이 44%로 부정 평가(48%)보다 낮았다. 중도층은 각각 긍정 21%, 부정 68%로 집계됐다. 진보층에선 긍정 평가 비율이 8%까지 떨어졌다. 부정 평가는 89%였다.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부정 평가한 응답자는 그 이유로 인사(23%), 경험·자질 부족·무능함(10%), 독단적·일방적(8%), 소통 미흡(7%) 등을 꼽았고, ‘전반적으로 잘못한다’는 응답 비율은 6%였다.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추진’과 ‘경제 민생을 살피지 않음’도 각각 5%로 집계됐다.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은 34%로 민주당(39%)에 역전됐다. 지난주엔 36%로 동률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야당도 공감할 파격 인사 단행해야”

윤 대통령의 여름휴가 중에 나온 여론조사 결과에 대통령실 분위기는 무거웠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여론조사는 민심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한다”며 “여기에 담긴 국민의 뜻을 헤아려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냐’는 질문에 “언론이 사실 기사·칼럼·사설을 통해 (문제점을) 다 지적해주고 있다”며 “천천히 다 살펴보고 있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선 민심 수습을 위해서는 여권의 내부 갈등부터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당 지도부 간 갈등, 권성동 원내대표의 문자 파동 등이 차곡차곡 쌓인 결과”라며 “보수층이 떠나는 것은 이런 당정 관계의 불안감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국회를 대하는 태도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과 내각의 인적 쇄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재묵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일부 장관 및 대통령실 인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비슷하거나 더 못한 사람을 등용한다면 역풍이 불 수 있다”며 “야당과 중도층도 납득할 수 있는 파격 인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