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3일과 4일 한국에서 동아시아 순방 일정을 이어간다.

3일 오후 10시께 비행기로 한국에 도착한 펠로시 의장은 4일 오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을 만난다. 이 자리에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함께한다. 50분간으로 예정된 회담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경제협력, 기후위기 등의 현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김 의장과 펠로시 의장은 회견 내용에 대해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오찬도 함께한다.

오후에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도 방문한다. 펠로시 의장의 아시아 순방과 관련해 반중 성향의 자유진영 국가를 결집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남북 대치 현장 방문은 중요한 의미를 가질 전망이다. 4일 저녁 한국을 출발해 일본으로 향하는 펠로시 의장은 출국 직전 마지막 일정으로 미군 오산기지에서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을 면담한다.

다만 펠로시 의장의 방한 기간 윤석열 대통령과의 접견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3일 “펠로시 의장의 방한 일정이 윤 대통령 휴가와 겹쳤기 때문에 윤 대통령을 만나는 일정은 잡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물론 다른 정부 고위층과의 면담 일정도 없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첫 여름휴가를 보내는 중이다.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와 관련해 정부 안팎에서는 중국의 반발을 의식했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이 동맹국의 동참을 요구하는 가운데, 중국과 완전히 척을 질 수 없는 한국의 외교적 운신 폭이 좁아지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대통령실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서도 “우리 정부는 대화와 협력을 통한 역내 평화와 안정이 필요하다는 기조하에, 역내 당사국들과 제반 현안에 관해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동현/김인엽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