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체제 출범시 이준석 복귀 사실상 봉쇄
與 비대위 전환 요건은…4명사퇴? 전원사퇴? 해석 분분
국민의힘 내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요구가 분출하는 가운데 '비대위 전환 요건'에 관심이 쏠린다.

당헌당규상 규정된 비대위 전환 요건은 '당 대표의 궐위'와 '최고위원회의 기능 상실'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의 징계 상태를 '궐위'가 아닌 '사고'로 유권해석을 내렸다.

따라서 국민의힘이 비대위로 지도체제를 바꾸려면 최고위원 사퇴 등을 통한 당 지도부 해체로 인해 최고위의 의결 기능이 무력화돼야 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최고위원 몇명이 사퇴해야 당 지도부가 해체·붕괴 됐다고 보는지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해석이 엇갈린다.

최고위 의결정족수는 재적인원의 과반이다.

우선 재적인원을 지도부 총원인 9명(이준석·권성동·조수진·배현진·정미경·김재원·김용태·윤영석·성일종)으로 보고 과반인 5명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이 경우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로 사퇴한 김재원 전 최고위원과 '문자 파동' 이후 지난 29일 사퇴한 배현진 최고위원 외 3명이 더 사퇴해야 한다.

재적인원을 7명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중징계로 부재중인 이준석 대표와 김재원 전 최고위원을 제외한 것이다.

이 경우 과반인 4명이 사퇴하면 된다.

전당대회에서 당원들로부터 선출된 이준석·조수진·배현진·정미경·김재원·김용태 최고위원 등 6명을 재적인원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친윤 핵심 의원은 31일 "선출된 위원 6명 중 4명이 그만두면 된다"며 "이미 이준석 대표는 '사고' 상태고 김재원, 배현진 전 최고위원에 이어 한 명만 더 사퇴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재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지난 29일 배 최고위원 사퇴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분명히 '비대위로 가려면 전원이 사퇴해야 하는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2011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홍준표 당시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 5명의 사퇴로 지도부가 붕괴한 뒤 '박근혜 비대위'가 들어섰던 사례도 거론된다.

최고위원 사퇴 숫자에 연연할 필요 없이, 당 대표의 윤리위 징계, 지지율 하락 등 '비상 상황'을 고려해 비대위로 전환하는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與 비대위 전환 요건은…4명사퇴? 전원사퇴? 해석 분분
현재 이 대표를 제외한 최고위 8인도 각각이다.

지도부 첫 사퇴는 배현진 전 최고위원이었다.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비대위와 관련한 공개 입장은 자제하고 있다.

다만 비대위 전환을 위한 당헌당규상 요건이 충족되면 비대위로 가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조수진 최고위원의 경우 이르면 주말께 사퇴 가능성도 당 일각에서 거론된다.

그러나 이 대표를 비롯해 이 대표와 가까운 김용태 최고위원은 비대위에 전면 반대하고 있다.

정미경·윤영석 최고위원 역시 비대위 전환에 부정적인 입장으로 알려졌다.

특히 비대위 전환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은 이준석 대표의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당 복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비대위로 전환되면 이 대표의 복귀 가능성도 사실상 원천봉쇄되기 때문에 지도체제를 바꿔선 안 된다는 논리다.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윤리위 징계 자체가 이 대표의 복귀를 전제한 것이라는 해석도 같은 맥락이다.

비대위에 반대하는 정미경 최고위원은 지난 29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리위 결정은 당원권 정지 6개월인데 (그 전에) 비대위로 간다면 제명과 같은 효과를 최고위가 줘버리는 것"이라며 "법률적인 가처분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당 안팎에선 친윤(친윤석열) 그룹을 중심으로 비대위를 강력히 주장하는 이유도 이 대표의 당 복귀로를 막아버리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한 친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를 당으로 복귀시켜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의원들 사이에서 퍼져 있어서 비대위와 조기 전대가 힘을 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