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왼쪽은 배현진 의원. / 사진=뉴스1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왼쪽은 배현진 의원. / 사진=뉴스1
'친(親)이준석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9일 "주어진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당 일각에서 최고위원 사퇴를 통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이 언급되는 가운데, 사퇴 가능성을 전면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어둡고 앞이 잘 보이지 않을 때일수록 원칙에 따라 제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겠다"면서 이같이 적었다.

김 최고위원은 "책임윤리를 망각하는 순간, 정치인의 신념은 이미 좌절된 신념일 뿐"이라는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말도 인용했다.

그러면서 "직의 무게를 다시 한번 오롯이 느끼며 막스 베버의 말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국민의 미래에 대해 늘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배현진 의원이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한 이날 오전에도 기자들과 만나 "나는 (최고위원직을) 안 그만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가 안정화에 접어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비대위 체제가 되려면 당연직 최고위원을 포함해 총 9명의 최고위원 중 과반이 사퇴해야 하는데, 김 최고위원이 '권성동 원톱' 체제 유지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힌 배 의원에게 반기를 든 것으로 해석된다.

배 의원은 앞서 최고위 회의에서 "속 시원한 모습으로 국민의 기대감을 충족시켜드리지 못한 것 같다"면서 최고위원직을 내려놨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왼쪽)과 안철수 의원.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왼쪽)과 안철수 의원. / 사진=연합뉴스
한편,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들 사이에선 당내 지도부 재정비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오늘 주춤하면 더 이상의 내일은 없다"며 "비상한 시기엔 비상한 조치를 취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 역시 권성동 직무대행에 대해 "(의원총회에서) 재신임이 안 되면 조기 전당대회로 가야 한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