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절' 연설로 19일 만에 공개활동…"핵전쟁억제력 정확·신속 동원태세"
"윤석열과 군사깡패들 추태와 객기 가만히 봐줄수 없어"…대통령실 "언급할 내용없어"
김정은 "선제무력화 시도시 윤정권 전멸"…尹대통령 실명 비난도(종합2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윤석열 정부가 대북 선제타격 등 위험한 시도에 나설 경우 '전멸'할 것이라고 강하게 위협했다.

남한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공식 입장을 밝힌 것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직함없이 실명으로 거칠게 비난했다.

미국을 향해서도 대북 적대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어떤 군사적 충돌에도 철저히 준비돼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은은 28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전날 전승절 기념행사 연설에서 "남조선 정권과 군부깡패들이 군사적으로 우리와 맞서볼 궁리를 하고 그 어떤 특정한 군사적 수단과 방법에 의거해 선제적으로 우리 군사력의 일부분을 무력화시키거나 마슬수(부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천만에!"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한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이름을 직함도 없이 거론하며 이처럼 강한 수위로 직접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은 "더이상 윤석열과 그 군사깡패들이 부리는 추태와 객기를 가만히 앉아서 봐줄 수 만은 없다"고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 비난한 뒤 "우리의 자위권 행사를 걸고들고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면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지금 같은 작태를 이어간다면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지금 우리 무장력은 그 어떤 위기에도 대응할 철저한 준비가 돼 있으며 우리 국가의 핵전쟁억제력 또한 절대적인 자기의 힘을 자기의 사명에 충실히, 정확히, 신속히 동원할 만전태세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 윤석열 정부가 "'힘에 의한 평화'와 '힘에 의한 안보'를 거리낌 없이 제창하고 있으며 우리 국가의 전쟁억제력을 무력화시킬 '선제타격'도 불사하겠다고 허세를 부렸다"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남조선 것들의 허세성 발언들과 형형색색의 추태는 핵 보유국의 턱 밑에서 살아야 하는 숙명적인 불안감으로부터 출발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에 대해서도 "남조선은 결단코 우리에 비한 군사적 열세를 숙명적인 것으로 감수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 언제든 절대로 만회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정은의 대남 비난 메시지와 관련, "늘 그래왔지만 북한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면서 "현재 상황에서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정은 "선제무력화 시도시 윤정권 전멸"…尹대통령 실명 비난도(종합2보)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미국을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정은은 "미국과의 그 어떤 군사적 충돌에도 대처할 철저한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언한다"며 "미국이 우리 국가의 영상을 계속 훼손시키고 우리의 안전과 근본이익을 계속해 엄중히 침해하려 든다면 반드시 더 큰 불안과 위기를 감수해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은 오늘도 우리 공화국에 대한 위험한 적대행위를 그치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 무력의 일상적인 모든 행동들을 도발로, 위협으로 오도하는 미국이 우리 국가의 안전을 엄중히 위협하는 대규모 합동군사연습들을 뻐젓이 벌려놓고 있는 이중적 행태는 말 그대로 강도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미(북미)관계를 더이상 되돌리기 힘든 한계점으로, 격돌상태로 몰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위원장은 전날 6·25전쟁 전사자 묘역인 '조국해방전쟁 참전열사묘'를 군 간부들과 함께 참배했다.

박정천·리병철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리영길 국방상, 정경택 총정치국장, 리태섭 총참모장 등이 동행했다.

전날 저녁에는 대대적인 기념행사도 진행됐다.

항공륙전병의 강하와 전투비행대들의 비행, 축포 발사, 기념공연 등이 이어진 가운데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행사에 참석해 전쟁노병과 군인들을 격려했다.

행사에는 지난달 외무상으로 임명된 최선희도 모습을 보였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이자 인민무력부 부부장과 총정치국 부국장을 역임한 박재경이 김 위원장 부부와 나란히 앉아 행사를 즐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정은 "선제무력화 시도시 윤정권 전멸"…尹대통령 실명 비난도(종합2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자신감을 과시하듯 김 위원장을 비롯한 대규모 참석자들이 모두 '노마스크' 상태였다.

'전승절'을 계기로 북중 친선관계를 부각하려는 노력도 엿보였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우리 군대와 인민과 생사를 같이하며 고귀한 피를 아낌없이 흘린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기념공연에서도 "우리 인민과 어깨 겯고 싸운 중국인민의 우수한 아들딸들의 군공을 '중국인민지원군 전가'에 담아 노래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공개활동은 지난 8일 노동당 각급 당위원회 조직부 당생활지도 부문간부 특별강습회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이후 19일 만이다.

김정은 "선제무력화 시도시 윤정권 전멸"…尹대통령 실명 비난도(종합2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