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尹, 이준석 징계에 배후 역 맡지 않았나 의구심"
민주 "尹, 민생보다 당무 개입 먼저냐"…대정부질문서도 언급
더불어민주당은 26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향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언급한 것으로 보이는 문자 메시지가 공개된 것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민생 챙기기보다 당무 개입이 우선이냐"고 비판했다.

조오섭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내고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이 나눈 문자 대화 내용은 한심 그 자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해당 메시지는 앞서 권 대행이 이날 오후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로 윤 대통령으로 파악되는 상대방과 나눈 대화 내용이 사진에 찍히면서 공개됐다.

사진에 포착된 대화방에서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는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연달아 보냈다.

조 대변인은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던 윤 대통령의 말씀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허언이었느냐"며 "민생 챙기기에 분초를 다퉈도 부족한 상황에서 당권 장악에 도원결의라도 하는 듯한 두 사람의 모습은 기가 막힌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국민 걱정은 안중에도 없이 뒤에서 몰래 당권싸움을 진두지휘했다는 말인가"라며 "민생경제 위기에 대책 마련은 뒷전인 채 권력 장악에만 몰두하는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의 모습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이 대표 징계에 관여했는지 분명히 밝히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문자 논란은 대정부질문에도 등장했다.

질의자로 나선 민주당 홍성국 의원은 "대정부질문이 벌어지는 시점에 권 대행은 대통령과 문자로 당내 문제를 주고받았다"며 "어떻게 이렇게 중차대한 시기에 국회에서 대통령과 (당 문제에 대해) 문자를 할 수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홍 의원은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너무 한가한 것 아니냐. 이런 무관심, 무감각이 어디 있느냐. 국민 보기 두렵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대정부질문 후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가 확산되고, 민생경제가 다급한 상황인데 대통령께서 참으로 한가하신 모습을 보여주셨다"며 "(윤 대통령은) 그동안 당내 문제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연거푸 말했는데 오늘 주고받은 문자를 보니 이 대표를 징계하고 내치는 데 배후 역을 맡지 않았나 의구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정청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대표가 토사구팽당한 게 맞네요"라며 "이준석 내부총질에 윤석열 말 폭탄의 장군멍군. 지지율도 그렇고, 윤 정권 초장부터 쑥대밭이 될 조짐. 여권발 내전이 곧 시작되려나 보다"고 적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