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유공자 예우, 민주주의 더 단단하게 뿌리내리게 할것"
우상호 "직계가족 혜택은 극소수…이한열 열사 모친의 유언이자 마지막 부탁"
민주, '민주유공자법' 재추진…"운동권 셀프보상법 아냐"(종합)
더불어민주당이 과거 '셀프 보상' 논란으로 좌초된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재추진한다.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20일 오후 국회에서 강민정·박찬대·양이원영·윤영덕 의원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촉구했다.

연명에는 민주당 의원 159명을 포함해 정의당·기본소득당·무소속 의원 등 총 170명이 동참했다.

이번 제정안은 과거 민주화운동 참가자들을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지정해 배우자·자녀 등에게 교육·취업·의료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같은 취지의 법안은 15대 국회부터 여러 차례 발의돼왔지만 '운동권 특혜' 논란에 번번이 입법이 무산됐다.

우 의원 역시 2020년 9월 지원 대상을 사망·행방불명·장애등급을 받은 자로 한정해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했지만, 같은 비판에 부딪혀 통과가 좌초됐다.

우 의원은 이 제정안을 21대 후반기 국회에서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우 의원 등은 성명에서 "아직도 많은 분이 이한열, 박종철 열사가 민주화운동의 공로를 인정받지 못한 '민주화운동 관련자'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며 "전태일 열사를 비롯해 사회 각 분야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한 수많은 이들 또한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불의에 맞서 싸우다 희생당한 분들을 '민주유공자'로서 제도적·법적으로 예우하는 것은 단지 개인 명예의 문제를 넘어 민주화운동의 제도적 가치 인정을 통해 민주주의를 더욱 단단하게 뿌리내리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사회가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쳐 선진국에 진입했는데, 민주주의에 헌신하다 크게 다치거나 돌아가신 분들의 명예를 인정해주는 구상 정도는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해당 법안이 '운동권 셀프 보상법안'이라는 지적을 적극적으로 반박하며 법안 제정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셀프 보상법'은 다 들어내겠다"라며 "(유공자) 가족에게 과도한 혜택을 주는 것 아니냐 하는데, 대부분의 열사는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돌아가셔서 챙길 분들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혜택을 받는 (유공자의) 직계 가족은 극소수"라고 부연했다.

우 위원장은 '왜 이 시점에 추진하는가'라는 물음에는 "(이한열 열사의 모친인) 배은심 여사의 유언이자 마지막 부탁이었다"라며 "민주주의를 위해 수십년 전에 돌아가신 분들을 유공자로 지정하는 정도는 국민이 받아주지 않겠나"라고 대답했다.

우 위원장은 지난 5일 고(故) 이한열 열사의 35주기 추모식에서도 "국회가 정상화되고 있으니 '민주유공자법' 통과를 위해 민주당이 나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