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 친명 vs '靑 출신' 친문…野 최고위원 맞대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이재명계(친명)가 앞다퉈 도전장을 낸 가운데 비이재명계(비명)도 반격에 나섰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대세론을 등에 업은 친명계에 맞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친문 의원들도 잇따라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28 전당대회 최고위원 출사표를 던졌다. 고 의원은 “민주당은 누군가의 당이 아니다”며 “민주당을 나만이 고칠 수 있다는 독선적 사고로는 공감을 얻을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서로에 대한 상처만 깊어질 뿐”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윤영찬 의원도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화하고 “지난 문재인 당대표 시절의 원칙과 상식으로 당을 새롭게 재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거쳐 지난해 대선 경선 당시 이낙연 후보 캠프 정무실장을 맡았다. 윤 의원과 고 의원은 각각 친이낙연계, 친문재인계 의원들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송갑석 의원도 호남 대표 주자를 자임하며 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의 출마로 최고위원 선거 대진표는 친명 대 비명 구도가 됐다. 앞서 정청래·서영교·양이원영·장경태 의원, 박영훈 대학생위원장 등 친명계에 우호적인 인사들이 대거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이재명 의원 측근인 박찬대 의원 등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주자는 벌써 ‘이재명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양이원영 의원은 전날 출마 선언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당원을 중심으로 개혁할 수 있는 유능한 당대표와 최고위원이 전면 배치돼야 한다”며 “역대 가장 많은 국민의 선택을 받은 이재명이라는 자산이 있다”고 말했다. 서영교 의원도 지난 10일 출마를 선언하며 “여성 최초 대선 캠프 총괄상황실장을 할 수 있던 것은 이재명 의원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청래 의원 역시 6일 출마 선언에서 “이 의원이 당대표에 출마하면 저는 (당대표 도전 대신) 최고위원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최고위원 후보가 15명 안팎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이를 8명으로 추리는 예비경선(컷오프) 통과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컷오프를 통과한 8명 중 5명이 최고위원에 오르게 된다. 최고위원 예비경선은 400여 명으로 구성된 중앙위원 투표만으로 이뤄진다. 국민 여론조사가 30% 반영되는 당대표 예비경선과 비교해 계파 간 대리전 양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민주당은 다음달 전당대회를 앞두고 오는 28일 당대표 후보 가운데 최종 3명의 후보를 가리기 위한 컷오프를 시행하기로 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