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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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사진)을 두고 속앓이하고 있다. 초당적 차원에서 여당의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겼지만 최근 민주당 복당설이 도는 데 이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어서다. 국민의힘은 잇단 양 의원의 돌발 발언으로 ‘반도체산업 육성’이라는 특위의 방향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양 의원은 지난 10일 SNS에 “취임 두 달째인 대통령의 발언과 행보, 태도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그 핵심이 대통령이 프로답지 못해서라고 생각한다”고 글을 썼다.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한 논평으로 볼 수도 있지만,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불필요한 대통령 흠집 내기”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에 앞선 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양 의원은 국민의힘 입당설에 대해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나는) 민주당을 사랑하는 민주당 출신”이라며 “민주당을 혁신하고 개혁하는 길에 쓰임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복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양 의원은 보좌관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2차 가해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이후 사실상 정치적 영향력이 사라진 인물”이라며 “초당적 대응 차원에서 반도체 특위 위원장을 맡겼는데,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건 보기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특위 위원장을 민주당 복당의 지렛대로 삼고 있다는 의미다.

반도체 특위 내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 반도체 특위 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반도체산업 육성이라는 막대한 책임을 맡고 있는 가운데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치적인 발언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내부적으로도 양 의원에게 조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8일 양 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하고 반도체 특위를 출범시켰다. 윤 대통령의 반도체산업 지원을 위해 초당적 차원에서 접근하겠다는 목표에서다. 고졸 출신으로 삼성전자 임원에 올랐던 경력과 호남 출신이라는 점도 양 의원을 발탁한 배경으로 꼽힌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