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장관, 오늘 발리 도착해 일정 돌입…한중·한미일 회담 조율
한미일중러 외교수장 발리로…국제질서 급변속 G20 모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중 전략경쟁으로 국제사회의 진영대립 구도가 선명해지는 가운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이 7일부터 이틀간 인도네시아 발리에 모인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싱가포르 방문을 마치고 이날 낮 발리에 도착해 7∼8일 개최되는 G20 외교장관회담과 이를 계기로 한 각종 다자·양자회담 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박 장관이 취임 후 다자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G20 외교장관회의에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G20 국가 외교장관이 전원 대면으로 참여한다.

특히 이번 회의 기간 한중 양자회담과 한미일 3자 회담 개최가 모두 추진되고 있어 주목된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달 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미국 등 서방과 보조를 맞추는 '가치외교'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한미일 정상회담으로 3자 안보협력 복원에도 힘을 실은 바 있다.

한중 외교장관회담은 새 정부의 이런 외교 방향에 대한 중국의 반응이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진 장관이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대면하는 것은 처음이다.

미중 경쟁 속에서 새 정부가 '가치외교' 기조에 무게를 실은 만큼 대중국 관계는 어느 정도 재설정이 불가피하다.

한중 외교장관회담이 열리면 이를 순탄하게 풀어갈 수 있을지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또 북한 도발 억제 방안 등 한반도 문제, 다음 달 24일로 다가온 한중수교 30주년을 양국이 기념할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이 개최되면 지난달 29일 3국 정상회담에서 마련된 북핵 공조와 안보협력 관련 공감대를 구체화하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정상회담에서 3국은 북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3국 간 안보협력 수준을 높여가는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한 바 있어 외교장관들이 후속 논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

정상회담 개최 1주일여 만에 3국 장관이 다시 모이는 만큼 공조 강화의 모멘텀을 이어간다는 의미도 있다.

박 장관은 7일 한국·멕시코·인도네시아·튀르키예(옛 터키)·호주 5개국으로 구성된 '믹타'(MIKTA) 외교장관회의에도 참석한다.

국제사회에서 지정학을 토대로 한 이른바 강대국 정치가 강화되는 가운데 '중견국' 입지를 지닌 5개국이 국제 현안을 함께 논의한다는 의미가 있다.

한편 이날 오후 환영리셉션으로 일정을 시작하는 G20 외교장관회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등 서방측과 중국의 왕이 부장,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등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이벤트로 국제적으로도 이목을 모으고 있다.

G20은 G7(주요7개국)로 대표되는 선진국과 주요 신흥시장국들이 함께 국제경제협력을 논의하는 협의체여서 참여국이 여러 진영에 걸쳐 있다.

러시아의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른바 신냉전 구도가 한층 선명해진 시점에 서로 대립하는 진영의 외교장관들이 한 회의장에 모이게 된 것이다.

특히 라브로프 장관이 서방과 함께하는 다자 외교장관회의에 나오는 것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다.

서방 국가들은 '평상시와 같이'(business as usual) 러시아를 대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에 따라 조율 하에 러시아에 단합된 메시지를 보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국이 어떻게 보조를 맞출지도 관심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