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세훈 "이준석 중도사퇴, 득보다 실 더 많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를 앞둔 이준석 대표 거취와 관련해 “어떤 형태로든 이 대표가 중도 사퇴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당으로서는 득(得)보다 실(失)이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6일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당은 다양성을 먹고 산다”며 “이 대표가 물러날 경우 이 다양성이 훼손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 힘 윤리위원회는 7일 오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 대표의 ‘성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징계 수위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당 일각에서 이 대표의 자진 사퇴론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차기 유력 여권주자로 떠오른 오 시장이 사실상 이 대표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오 시장이 자신에게 돌아올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면서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당내 갈등을 하루빨리 봉합해야한다는 당 외곽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사실 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사안을 놓고 진행되는 당내 소모전이 결국 민심 이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오 시장이 이날 언급한 ‘다양성’은 이 대표 중심의 당내 세대 교체와 변화, 더 나아가 2030으로 확대된 국민의힘의 젊은 지지층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작년 6월 취임한 이 대표는 지난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월급 200만원 등 2030 남성 유권자를 겨냥한 공약을 수립하며 표 확장을 이끌어냈다. 6·1 지방선거에서도 온라인 여론전을 주도하며 국민의힘에 유리한 선거 구도를 만들었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윤리위원회의 징계 수위는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의 4단계로 나뉜다. 이 대표가 7일 윤리위 회의에서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게되면 자의반 타의반 사퇴 수순을 밟게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른바 이 대표와 친윤(윤석열 대통령) 세력간 당권 투쟁으로 비춰지는 당 내홍에 대한 안타까움과 우려를 오 시장이 전달한 것 같다”며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여당 손을 잡아준 국민들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