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모 비서관 배우자, 나토 일정 기획·같은 숙소" 보도
대통령실 "역량 살려 행사기획 지원…'기타수행원 신분' 특혜·이해충돌 여지 없어"
인사비서관 부인 '나토 동행' 김여사 지원…"민간인 자원봉사자"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지난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스페인 방문 당시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인 A씨가 동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실 직원이나 정부 공무원이 아닌 A씨가 대통령 해외 방문에 동행하고 그 활동에 대통령실 예산이 지원된 점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언론에서 제기된 가운데, 대통령실은 "민간인 자원봉사자도 필요시 순방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MBC와 동아일보는 5일 A씨가 윤 대통령 부부의 지난달 27일∼지난 1일 3박 5일 스페인 방문 일정에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A씨는 윤 대통령 부부보다 닷새 앞서 선발대의 일원으로 스페인으로 출국했으며 이후 대통령 부부가 묵었던 마드리드 숙소에 함께 머무르며 김 여사의 일정과 의전을 도운 것으로 보도됐다.

A씨는 앞서 지난달 초 15명으로 구성된 순방 답사팀 일원으로 대통령실·외교부 직원들과 함께 마드리드에 다녀왔으며, 스페인 방문 기간 사실상 제2부속실 역할을 수행했다고 MBC는 전했다.

귀국할 때는 윤 대통령 부부와 수행단, 취재진 등 200여 명이 탄 대통령 전용기인 1호기에 탑승했다.

동아일보는 A씨가 유명 한방의료재단 이사장의 딸로, 한방 관련 회사 대표를 지냈으며 윤 대통령 취임을 앞둔 지난 4월 30일 등기이사직을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80년생인 이 비서관은 검사 시절 대전지검에서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에 참여했다.

검사 퇴직 후 윤 당선인 캠프에 합류했고, 인수위에서 인사검증 업무를 맡아왔다.

MBC는 대통령실이 나토 일정 전 A씨를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 신원 조회 등의 절차도 진행했으나 현직 인사비서관 부인 채용이 내부 규정에 부합하는지 논란이 일면서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A씨는 MBC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실에 채용됐느냐'는 물음에 "대통령실 직원이 아니고 공무원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인사비서관 부인 보도와 관련한 대통령실 입장'을 통해 "A씨는 오랜 해외 체류 경험과 국제행사 기획 역량을 바탕으로 이번 순방 기간 각종 행사 기획 등을 지원했다"며 "하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없애기 위해 별도의 보수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민간인 자원봉사자도 순방에 필요한 경우 '기타 수행원' 자격으로 순방에 참여할 수 있다.

A씨는 기타 수행원 신분으로 모든 행정적 절차를 적법하게 거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출장에 필수적인 항공편과 숙소를 지원했지만, 수행원 신분인 데다 별도의 보수를 받지 않은 만큼 특혜나 이해충돌의 여지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A씨는 윤 대통령 부부가 참석한 동포 간담회를 비롯해 일정 전반의 기획에 참여했으며, A씨가 나토 일정에 함께하게 된 배경에는 윤 대통령 부부와의 오랜 개인적 인연이 작용했다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야권 등에서는 공식 직책도 없는 민간인 신분인 A씨가 대통령 부부와 함께 숙소에 머물며 경호상 기밀 사안인 대통령 부부의 일정 등을 지원한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인사검증 책임자인 인사비서관의 배우자가 공무에 함께한 것을 두고 야권 등이 '사적·비선 수행' 논란을 제기하면서 제2부속실 부활론이 다시 점화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