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일각에서 이준석 대표에 대한 용퇴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7일 당 윤리위원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당내 갈등이 불가피한 만큼 용퇴가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공격에 타협 지점은 없다”며 ‘결사항전’에 나설 태세다.

5일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기자와 만나 “이 대표가 임기를 고집하기보다는 대승적 결단을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에게 호의적인 인사로 분류되는 그는 “윤리위가 의혹만으로 당대표를 징계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도 “당이 죽느냐, 사느냐가 중요한 만큼 (이 대표가) 거취를 고민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

이인제 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리위에서)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당과 이 대표 모두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라며 “(이 대표가) 지금이라도 용퇴 결단을 내리는 것이 둘다 사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을 의식한 듯 이 대표는 이날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진영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공개 발언과 SNS 활동을 자제하기 시작한 지난달 27일 이후 9일 만이다.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윤리위 징계가 시작된 이후 혁신위 활동 및 우크라이나 방문 등에 대해 공격이 들어왔다”며 “윤핵관 세력에서 (공격이) 들어오는 게 명백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한 신문 인터뷰에서는 “칼을 빼 들고 달려오는 사람과 무슨 타협을 할 수 있겠냐”며 전의를 다졌다. 자신의 SNS엔 “손절(손해를 감수하고 파는 것)이 웬 말이냐, 익절(이익을 보고 파는 것)이지”라는 글을 남겼다. 당내 일각에서 나오는 ‘이준석 손절론’을 비꼰 것이다.

친윤 의원들은 이날도 이 대표에 대한 날을 세웠다. 이 대표를 비판하며 당 최고위원회 회의 참석을 거부하고 있는 배현진 의원은 SNS에서 “(이 대표는) 누구도 아닌 20대의 본인과 싸우고 있다”며 “해야 할 말만 하라”고 비판했다.

한편 7일 윤리위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에 대한 성상납을 주장하고 있는 기업인에 대한 경찰 조사가 다음주까지 지속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 당내 인사는 “7일 윤리위에 출석하는 이 대표 진술과 경찰 조사 등을 종합해야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