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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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당 지도부가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를 불허한 것과 관련해 "이는 당의 외연 확장과 2024년 총선 승리에 안중에도 없는 결정"이라며 "민주당 지도부와 이재명 의원은 무엇이 두렵나"라고 맹비난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선언이 '스스로의 힘으로 정치해보겠다'는 청년과 여성에 대한 억압과 차별이 아니면 무엇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박 전 위원장의 8·28 전당대회 출마를 불허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소중한 민주당 인재지만 예외를 인정할 불가피한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비대위에서 어떠한 사안에 대해 결정을 내릴 때는 안건으로 상정해, 이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결정을 내린다. 그것이 최소한의 절차"라며 "그런데 오늘 제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안건에도 부치지 않고 단순히 입장표명의 방식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게 무슨 의미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그는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예외 인정할 사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럼 당직 피선거권에서 6개월도 안된 권리당원에게 예외를 적용할 수 있는 사유가 무엇인지 말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대선에서 2030 여성의 표를 모으고, 당내 성폭력을 수습한 전직 비대위원장이 당에 기여한 바가 없나"라며 "어느 정도 당에 기여를 해야, 어느 정도 거물이어야 6개월이 되지 않은 당원이 당직의 피선거권을 가질 수 있나"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비대위의 자기당착이다. 이재명 의원이 피선거권도 없는 제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공동 비대위원장에 앉힌 바로 그 조항이 그때는 공정이었지만, 지금은 불공정이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선(지방선거) 패배의 모든 책임을 저에게 뒤집어 씌웠고,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 반성과 쇄신을 외치는 제 입을 막고 침묵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우리가 반성과 쇄신을 할 테니 '너는 뒤로 빠져라' 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제가 신상의 위협을 무릅쓰고 얼굴을 공개하고 대선에 뛰어든 것은 단순히 이재명을 위해서가 아니라, 차별과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의 해방을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박완주 의원을 제명했고,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발언을 징계해야 한다고 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처럼회'와 팬덤은 똘똘 뭉쳐 저를 공격했고, 이재명 의원은 침묵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 결정은 역사적인 결정이다. 민주당이 책임정당이라면 오늘의 결정에 정말 자신이 있다면 정식 절차를 거쳐 의결하라"며 "박지현을 비대위원장을 시킬 때는 이 조항을 적용했지만, 지방선거의 모든 책임은 박지현에게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 조항을 적용하지 않고 내친다는 결정을 공개적으로 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출마하느냐 마느냐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민주당이 사느냐 마느냐의 문제"라며 "중도와 여성을 외면하고 소수 팬덤으로 쪼그라든 민주당을 가지고 2024년 총선의 최다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국민의힘을 이길 수 있겠나"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지금부터 청년과 함께, 민주당의 변화를 간절히 원하는 국민과 '민주당의 민주화'를 위한 투쟁에 돌입하겠다"며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전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