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북한의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 의지보다 국제사회의 북한 비핵화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연설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 비핵화를 위한 공조뿐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등 보편적 가치를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와 경제안보 협력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 전시컨벤션센터(IFEMA)에서 열린 NATO 정상회의의 일곱 번째 연사로 무대에 올랐다. 약 3분 연설의 대부분은 북한의 비핵화에 할애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 안보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그간 북한 문제에서 NATO가 우리를 일관되게 지지해 온 것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NATO 회원국과 파트너국들에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NATO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그리고 법치의 기반 위에 설립된 NATO와 변화하는 국제안보 환경에 대해 논의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대한민국과 NATO는 2006년 글로벌 파트너 관계를 수립한 이후 정치·군사 분야에서 안보 협력을 발전시켜 왔고, 이제는 대한민국이 더 큰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새로운 경쟁과 갈등 구도가 형성되는 가운데 우리가 지켜온 보편적 가치가 부정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며 “우리가 약속한 1억달러의 우크라이나 지원 내용 중 80%가량을 시행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장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과 인사를 나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팔을 잡으면서 친밀감을 드러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