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북한경제리뷰…"北서 기근 발생해도 포착할 채널 모두 사라져"
"북, 경제난 해소할 외부지원 점점 막혀…퍼펙트 스톰 우려"
북한경제가 현재 모든 악재가 동시에 발현되는 '퍼펙트 스톰' 양상을 띠고 있지만, 중국·러시아 등으로부터의 외부 지원도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어서 올해 경제난이 가중될 것이란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이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30일 발표된 북한경제리뷰에 게재한 '북한경제, 위기와 코로나19 그리고 그다음은' 제하의 글에서 "올해 북한경제는 이른바 퍼펙트 스톰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모든 경제적 악재들이 동시에 발현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구체적으로 "2016년 이후 지속되는 대북제재와 2020년의 국경봉쇄, 그리고 올해 북한 내부에서 새롭게 진행된 전면적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라는 요인들 모두가 한 번에 겹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 경제난을 외부에서 해소할 길마저 차단되는 상황을 우려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2022년의 북한경제를 둘러싼 외부적 경제환경 역시 사상 최악의 상황"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 경제제재로 북한과 러시아의 경제관계가 사실상 단절 상태"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중국도 연이은 코로나19 봉쇄사태와 그동안 누적된 다양한 국내·국제적 경제적 부담 요인들이 표면화돼 전반적 경제상황이 급격히 악화했다"며 대북 지원의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에너지·원자재 공급부족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한 점을 언급하며 "북한 입장에선 올해 경제적 어려움을 외부의 지원으로 해소할 수 있는 길이 점점 막히고, 내부 경제침체를 더욱 가속할 가능성마저 있다"고 판단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이런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를 포착하고 지원할 길이 차단돼 '침묵의 기근'이 진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의 식량경제는 과거의 식량 배급체제와는 달리 시장과 소득이라는 두 가지 경제적 요소로 주로 움직이는데 코로나19 사태는 이 두 가지 요소 모두에 직접적이고 결정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기근과 같은 인도주의적 위기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외부에서 기근 발생을 포착할 수 있는 제반 채널이 모두 사라져 기근을 확인 못 하거나 (국제사회가) 무관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