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친윤석열)’과 안철수 의원 등을 상대로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몸을 낮추며 말을 아끼고 있다. 최근 세 차례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생략한 이 대표는 지난 28일에는 공식 일정을 비우고 비공개 면담 등만 소화했다. 공식 행사에 참가한 29일에도 말을 아꼈다.

29일 경기 평택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기념행사에 참석한 이 대표는 ‘안 의원이 당내 여러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는 질문에 “개개인의 정치 활동을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비판을 자제했다.

평소 직설적인 화법을 보여온 이 대표가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다음달 7일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과 관련한 당 윤리위원회 회의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윤리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는 만큼 여론을 관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내 갈등에 거리를 두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속되는 분란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말이 대통령실 안팎에서 나오는 점도 부담이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