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출신 정치신인→대통령으로서 국제무대 데뷔 '급변의 시간'
"국민 전체 보듬는 리더십" "경제위기 극복" 과제로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9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스페인 출장길에서 정치참여 선언 1주년을 맞는다.

윤 대통령은 정치참여를 선언한지 꼭 1년이 되는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한국 대통령 최초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연다.

취임 한달여만에 치러지는 첫 국제 외교무대 데뷔전이다.

'가치공유' 약속한지 1년만 나토에…尹 정치선언 1주년
윤 대통령에게 있어 지난 1년은 검찰 출신 정치 신인이 보수 진영 대표 주자로 변신, 정권교체를 이룬데 이어 국제무대에서 서구 우방국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 이르기까지 극적인 변화의 시기였다.

1년 전 같은 시각 윤 대통령은 윤봉길 기념관 기자회견에서 첫 정치무대 데뷔전을 치르고 있었다.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극심해진 집권 세력과의 불화로 검찰총장 임기 7개월을 남기고 사표를 던진 뒤 오랜 잠행 끝에 사실상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는 자리였다.

윤 대통령이 "국제 사회와 가치를 공유하고 책임을 다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으로 끝나는 첫 회견문을 읽을 때만 해도 1년 뒤 그의 나토 행(行)을 내다본 이는 아무도 없었다.

윤 대통령은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후 높은 정권 심판론을 발판 삼아 여의도 문법을 깨고 지지 기반을 확대해갔다.

지지율 답보를 해소하려 선대위를 전격 해산한 일, '윤핵관'과 부딪히는 이준석 대표를 두 차례 끌어안은 일, 평행선을 달리던 안철수 후보와 막판 단일화를 성사시킨 일 등 고비마다 정면돌파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사석에서 종종 "정치 참여를 선언한 뒤 단 한 번도 대선에서 패배할 것으로 생각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치공유' 약속한지 1년만 나토에…尹 정치선언 1주년
0.73% 포인트 차이로 지난 3·9 대선에서 극적으로 이긴 윤 대통령은 청와대 중심의 정치를 지양하고 내각에 권한을 대폭 이양하겠다고 공언했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며 청와대를 버리고 용산에 새 집무실을 마련했다.

'용산 시대'가 표방하는 '열린 집무실'이라는 취지에 맞춰 취임 후에는 도어스테핑을 통해 '탈권위' 대국민 소통행보에 나섰다.

보수정당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5·18 광주에 직접 내려가고 그로부터 5일 뒤인 지난달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3주기에 한덕수 총리 등 여권 인사들을 대거 봉하로 내려보내는 등 통합 행보에도 속도를 냈다.

정치학자들은 지난 1년 윤 대통령의 '변신'이 한국 정치의 역동성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라고 진단한다.

새 정부 성공을 위한 조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검찰 출신 편향 인사 논란 등 권위주의적인 단면을 보여 국민에게 비호감 인상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주 52시간 개편론과 경찰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 등을 둘러싸고 빚어졌던 난맥상 등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협치를 통한 여소야대 국면 돌파도 과제로 남아 있다.

집권초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할 여당이 내홍으로 바람 잘 날 없는 현실도 윤 대통령 지지율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2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검찰이나 특정 지지 세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으로서 국민 전체를 보듬어 안는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문(反文) 구호를 넘어 이제는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야 할 때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경제가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이를 극복하려는 열정을 보여줘야 한다"며 "자신감은 좋은데 교만하면 심판받는다"고 했다.

당장 윤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 기간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포괄안보 및 북핵공조를 견인하면서 한일 관계 정상화의 기틀 마련 등 국제무대 데뷔를 성공으로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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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