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옥·권양숙 여사 이어 세 번째…"역대 영부인 계속 찾을 것"
尹, 국민통합위원장 임명한 날…"오래전 기획됐던 것, 정치적 해석 지나치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16일 오후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씨를 예방했다.

공개 행보 본격화를 둘러싼 논란 속에도 애초 계획대로 역대 영부인을 차례로 만날 계획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2시 55분께 승합차를 타고 이 씨의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 도착했다.

최근 '지인 동행' 논란을 의식한 듯 부속실 소속 일정 담당 행정관 1명만을 대동한 채였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 메시지를 가져왔나' 등 취재진 질의에 묵묵부답으로 현관에 들어섰다.

이 씨와의 면담은 오후 4시 25분까지 90분가량 이어졌다.

김 여사는 연희동을 떠나면서도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전직 대통령 부인들을 한분 한분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조언을 듣겠 다는 것은 (김 여사가) 원래 생각했던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일환으로 오늘도 찾아뵌 것"이라며 "비공개로 조용히 다녀올 계획으로, 같이 가는 인원의 규모도 최소화해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본의 아니게 미리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초 의도는 조용히 찾아뵙고 인사드릴 계획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차례로 예방해 대통령 배우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특히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 여사와 90분간 환담하며 "자주 찾아뵙고 가르침을 듣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 측은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의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예방도 물밑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양산 방문과 관련, "전직 대통령 부인을 모두 찾아뵙고 인사드린다는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안다"며 "한분 한분 어떻게 일정을 잡고 있는지 그 내용까지는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변인실이 이날 김 여사 일정을 미리 알았는지에 대해선 "언제 파악하고 언제 알았는지 (언론에) 매번 확인 드리기 어려워 그냥 지나가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지난달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국민통합 메시지를 발신한 것과 김 여사가 전 전 대통령 유족을 예방한 것은 상반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마침 윤 대통령은 이날 윤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 위원회인 국민통합위 위원장에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를 임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늘 국민통합위원장을 임명한 날인데, 정무적 판단도 필요하지 않았나'라는 기자 질문에 "연로한 전직 대통령 부인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오래전 기획됐던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이해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다른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여사가 계속해서 역대 영부인들을 만나려 한다"며 "비공개 일정으로, 정치적 해석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이순자 예방…'尹대통령 메시지' 질문엔 묵묵부답(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