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미래, 선거 패인 '李 정조준'…초·재선 자체 평가서도 책임 언급
'대항마' 친문 전해철·홍영표, 눈치싸움 돌입…李는 침묵모드 계속
커지는 '이재명 책임론'에 野 전대 대진표 '오리무중'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를 뽑는 8월 전당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좀처럼 대진표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유력 주자인 이재명 상임고문을 정조준한 선거 책임론이 전대 출마 불가론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이 고문이 연일 침묵을 지키면서 당권 주자들의 매치업도 안갯속에 놓인 형국이다.

이 고문의 대항마로서 출마를 저울질해 온 친문계 인사들(전해철 홍영표 의원)은 이 고문의 행보에 맞춤 대응하겠다며 눈치 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이들은 이 고문이 당권행을 포기하면 자신들의 출마 카드도 접고, 당내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주자 등 제3세력을 지원하는 방안까지 저울질 중이다.

전해철 의원은 15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책임질 분들이 책임지는 그런 분위기가 된다면 저 역시 반드시 출마를 고집해야 되느냐는 부분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지는 '이재명 책임론'에 野 전대 대진표 '오리무중'
당권 매치업의 향방은 당분간은 오리무중 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잦아든 듯했던 '이재명 책임론'이 당내 잇따른 선거 평가 토론회로 다시 커지고 있어서다.

당내 최대 규모의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선과 지선 평가 토론회'를 열고 지난 3·9 대선과 6·1 지방선거를 평가하면서 패인의 주된 원인으로 이 고문을 지목했다.

19대 의원을 지낸 김기식 더미래연구소장은 발제문에서 "대선은 '미래투표'라는 점에서 결국 후보의 몫이 크다.

후보의 이미지나 대장동·법인카드 논란 등 이슈를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지방선거 패배에는 송영길과 이재명의 출마 강행도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 대선은 '아쉽게 진 선거'가 아니라 '끝내 이기지 못한 선거'라고 규정, 친이재명계에서 내걸었던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프레임을 정면 비판했다.

초선 모임인 '더민초'는 물론 재선의원들도 이날 각각 연 선거 평가 간담회에서도 패인과 관련, '이재명 책임론'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 책임론에 다시 불이 붙은 상황에서 이 고문이 선뜻 출사표를 던지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했다.

커지는 '이재명 책임론'에 野 전대 대진표 '오리무중'
비이재명계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중진 의원들도 다시금 '이재명 책임론'의 불씨를 댕기며 견제구를 던졌다.

전해철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고문이 대선 이후 직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당의 새 길을 가야 할 전당대회에 또 바로 출마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인영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 "이 고문이 좀 심사숙고해서 자신의 입장을 현명하게 지혜롭게 정리했으면 좋겠다"고 출마 포기를 압박했다.

반면 이 고문과 마찬가지로 친이재명계 의원들은 이날도 공개 발언을 아끼며 '로우 키' 자세를 이어갔다.

비이재명계의 집단 견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반격했다가는 일각의 우려처럼 파국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인 안규백 의원은 라디오에서 "(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식은 민주 정당에서는 있어서는 안 된다"며 "누구든 전대에서 치열하게 붙어서 국민의 선택을 받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또 "현재 민주당 권리당원은 120만 명이 넘는다.

과거 30만 명일 때와 같은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며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투표 반영 비율을 조정한 새로운 '전대 룰'을 예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