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송강호) 수상작 영화 '브로커'를 관람하기 위해 팝콘을 들고 자리에 앉아 있다. /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송강호) 수상작 영화 '브로커'를 관람하기 위해 팝콘을 들고 자리에 앉아 있다. / 사진=대통령실 제공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한이 서해상으로 방사포 5발가량을 발사한 지난 12일,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영화를 관람한 것을 두고 "북한 도발에도 영화 보며 팝콘 먹는 윤 대통령의 무책임한 자세 아래 국민은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 13일 오전 "방사포가 미사일에 준하는 것이면 거기에 따라 조치하겠지만, 방사포는 미사일에 준한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거기에 필요한 대응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제 북한의 방사포 도발 이후 영화 관람 일정이 맞물려 의구심을 보인 국민도 있다'는 질문에 "의구심을 가질 것까진 없다"고 대답했다.

앞서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북한이 어제 서해상으로 방사포를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부 들어 네 번째 도발로, 북한은 방사포, 다종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금 한반도에는 전쟁의 먹구름이 끼고 있는 상황으로, 북한은 지난주 전원회의에서 강 대 강 대남 국면을 천명하고 대적 투쟁을 언급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런 도발이 자행된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번 방사포 발사 사실을 즉각 공개하지도 않고 언론 문의가 계속되자 10시간 후에 뒷북을 치며 늑장 공개했다"며 "윤 대통령은 이런 도발 사실에 눈을 감고 국민에게 바로 공개하지도 않았고, 되레 교통통제를 하며 팝콘을 먹고 영화를 보며 국민의 눈을 가린 채 데이트나 즐기고 있다"고 했다.
조선중앙TV 화면에 등장한 2019년 11월 당시 시험발사한 초대형 방사포 모습. / 사진=연합뉴스
조선중앙TV 화면에 등장한 2019년 11월 당시 시험발사한 초대형 방사포 모습. / 사진=연합뉴스
김 의원은 "도발에서 사용된 무기는 240mm 방사포로 추정된다. 이번 발사는 방사포의 사거리를 연장하는 차원의 도발로 보인다"며 "이는 60km의 사정거리를 갖고 있어 북한의 '서울 불바다' 위협에 사용되는 그 무기다. 수도권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실질적 위협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국민의 생명이 걸려 있는 한, 사소한 도발이란 없다"며 "한반도 평화에 먹구름이 끼고 있는 지금 북한의 모든 도발에 투명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우선순위는 대체 무엇이냐"며 "반복되는 북한 도발에 국민은 떨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책임 있는 대처와 동시에 명확한 해명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야당의 국회법 개정안 추진, 김건희 여사 봉하마을행, 북한 방사포 발사 후 영화관람 지적 등과 관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야당의 국회법 개정안 추진, 김건희 여사 봉하마을행, 북한 방사포 발사 후 영화관람 지적 등과 관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앞서 북한은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대남 강경 기조를 천명한 지 하루 만인 지난 12일 서해상으로 방사포를 발사하며 무력 시위에 나섰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8시 7분께부터 11시 3분께까지 북한의 방사포로 추정되는 수 개의 항적을 포착했다. 합참은 이날 밤 9시가 넘어 북한의 방사포 사실을 공개했다.

합참은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철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윤 대통령 내외는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작 영화 '브로커'를 관람하고 영화인들을 만나 격려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