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참패 후 8일만에 새 비대위…우상호 "13일부터 주요 결정"
'이재명 책임론·전대 룰' 계파전 진화 최우선 과제
닻 올린 '우상호 비대위'…통합도 혁신도 가시밭길
우상호 의원이 이끄는 더불어민주당 새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10일 닻을 올리고 본격 출항했다.

'윤호중·박지현 비대위'가 6·1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8일 만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중앙위원회를 소집해 비대위 구성 건에 대한 투표에 돌입했다.

앞서 의원총회 추인과 당무위 의결을 거친 만큼 중앙위에서도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 안으로 비대위 구성을 마무리하고 내주 월요일(13일)부터 공식 회의로 주요 결정을 내리기 시작할 것"이라며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도 내주 중에 구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우상호 비대위'는 이날 저녁 여의도 인근에서 비공식 모임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견례 성격이지만 향후 계획과 과제들을 정리하기 위한 사실상 첫 회의로 보인다.
닻 올린 '우상호 비대위'…통합도 혁신도 가시밭길
비대위의 최우선 과제로는 대선과 지선 패배 책임론을 둘러싼 당내 갈등 수습이 꼽힌다.

선거 패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평가를 통해 차기 지도부가 추진할 혁신안 토대를 마련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우 의원은 4선 중진인데다 계파색이 옅어 비대위원장으로 적합하다는 평가가 다수지만, 주어진 시간이 2개월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통합과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우 의원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아무 사심 없이 당을 이끌 수 있다"면서도 "계파 간 첨예한 갈등을 단기간에 조정해낼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재명 책임론'을 놓고 당이 이른바 친문(친문재인)계와 친명(친이재명)계로 쪼개진 상황은 차기 당권 경쟁과도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중재'가 여의치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써 선거인단 구성 비율, 권리당원 투표 부여 기준, 지도체제 형태 등 '전대 룰'을 둘러싸고 계파 간 신경전이 치열한 상태다.

범친문계이자 이낙연계 인사인 신경민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권리당원 투표권 부여 시점을 6개월에서 3개월로 낮추자는 (친명계의) 주장은 뻔한 것 아니겠느냐"며 "비대위가 전대 룰을 손보겠다고 하는 순간 전대 자체가 소란해질 것"이라고 했다.

수도권의 친문계 중진 의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대룰은 그대로 가야 한다.

당 대표 선거와 결부된 룰을 손대는 것은 분란만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친명계에 속하는 김남국 의원은 라디오에 나와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등가성 문제는 전당대회 규칙과 관련해 큰 쟁점"이라며 당 대표 예비경선 시 중앙대의원만 투표하도록 한 규정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예비경선 때부터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중을 높이자는 것으로, 이럴 경우 이 고문의 당권행이 보다 수월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다수다.
닻 올린 '우상호 비대위'…통합도 혁신도 가시밭길
새 비대위 출범을 앞둔 만큼 친문·친명계 모두 이날은 애써 '톤 다운'하려는 분위기도 엿보였다.

친문 핵심인 홍영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친문 대 친명의 계파 투쟁이라는 것은 언론의 프레임"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러한 딱지와 프레임이 두려워 침묵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이 고문 측근 의원그룹인 7인회 멤버인 김남국 의원은 이 고문의 전대 출마 가능성에 대해 "제 개인적 견해는 열려 있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상황에서 혁신과 쇄신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