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한동훈 법무부 장괸. /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한동훈 법무부 장괸. /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촉법소년 연령 하향' 추진을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이분도 별거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진 전 교수는 9일 페이스북에 한 장관이 법무부 유관 부서에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공유하면서 "하향은 무슨, 그냥 연령을 없애라"고 적었다.

진 전 교수는 "애나 어른이나 똑같이 처벌하는 것"이라며 "이 나라 백성들, '만세' 부르며 환호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분도 별거 없다"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과거에도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4월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UN에서는 일단 그런 식으로 나이를 낮추는 걸, 그렇게 해서 처벌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며 "또 지금 현실 인식의 문제인데, 인식의 바탕에는 '촉법소년들의 범죄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흉악해졌다' 등이 깔려 있다. 그런데 그 어떤 것도 데이터로 입증이 안 된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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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한 장관은 지난 8일 진행된 법무부 주례 간부간담회에서 유관 부서에 '촉법소년 연령 기준 현실화' 과제를 속도감 있게 검토해달라고 지시했다.

촉법소년이란 범죄 행위를 저지른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청소년을 뜻한다. 범죄소년(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은 범죄를 저지를 경우 성인과 동일한 형사처벌을 받는다. 다만 촉법소년은 형사처분 대신 소년법에 의한 보호처분을 받는다.

촉법소년 범죄는 해마다 증가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총 3만9694명의 촉법소년이 범죄를 저질렀다. 2016년 6576명, 2017년 7533명, 2018년 7364명, 2019년 8615명, 2020년 9606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절도(2만1198건)가 가장 많았고, 이어 폭력(8984건), 강간·추행(1914건), 방화(204건), 기타(7344건) 등 순이었다. 2020년에는 살인 범죄도 무려 8차례나 발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 후보 시절 촉법소년 연령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2세 미만으로 하향 조정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한 장관은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하향하더라도 여전히 죄질이 가벼운 사안은 소년부 보호처분이 가능한 만큼, 청소년 전과자를 양산한다는 오해가 없도록 정책 추진 과정에서 내용을 정확히 알려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