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사조직 가동할 상황 아냐"…장제원 "친윤 세력화 오해 말라"
정부·대통령실 참여 추진에…지도부 일각서 불편해하는 기류도
친윤 주축 '민들레' 모임 추진에…與 내부 벌써부터 '시끌'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9일 대규모 의원모임 '민들레'(가칭)를 띄우자 당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의원모임 '민들레'는 조찬을 함께 하며 현안에 따라 대통령실·정부 부처 관계자를 초청해 정책 정보를 듣고 여론과 민심을 전달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친윤계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가운데 전체 의원들을 상대로 한 개방형 플랫폼 콘셉트로 구상 중이지만, 당 일각에선 벌써부터 '친윤계 세력화 아니냐'는 경계어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친윤 주축 '민들레' 모임 추진에…與 내부 벌써부터 '시끌'
이용호·이철규 의원은 이날 오후 당내 의원실 전체에 공문을 발송해 의원모임 출범 소식을 알리며 가입을 독려했다.

이용호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 당시 정무행정사법 분과 간사를 맡았고 이철규 의원은 당선인 총괄보좌역을 지냈다.

두 의원 모두 지난 대선과 인수위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활약했다.

민들레 모임에 이미 참여 의사를 밝힌 30여명의 의원들도 범친윤 성향의 의원들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정치 입문 전부터 경선과 대선 과정, 인수위까지 최측근에서 보좌했던 장제원 의원도 해당 모임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당내 의원들 사이에선 참여 여부를 고민하는 한편, 비판적인 시각도 고개를 들었다.

초기 의원모임을 주도하는 멤버가 친윤그룹으로 쏠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의원 전체에 개방한 플랫폼을 표방하더라도 결국 모임의 성격이 친윤 세력화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서다.

친윤 주축 '민들레' 모임 추진에…與 내부 벌써부터 '시끌'
대선 과정에서부터 친윤그룹과 정치적 긴장을 유지해온 이준석 대표는 우크라이나 귀국길 인터뷰에서부터 '세(勢) 과시'라며 해당 모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미 공식 경로로 당정대(당·정부·대통령실) 협의체가 가동되는 상황에서 따로 사조직을 구성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취지에 맞게 친목을 다지면 되는 것이다.

세 과시하듯 총리, 장관 이름을 들먹이며 이야기하는 것은 애초에 정부에 대한 부당한 압박을 가하는 것이고 국민들께서 좋게 볼 이유가 하나도 없는 모임"이라고 쏘아붙였다.

이 대표가 본격적으로 공개 비판에 나서면서 그동안 잠복했던 이 대표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간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

차기 당권 경쟁과 맞물려 일찌감치 내부 권력투쟁이 점화됐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당 지도부 일각에서도 불편해하는 표정이 감지됐다.

현재 당 지도부가 참여하는 당정·대통령실 공식 채널인 '당정협의회'와 '민들레' 모임의 역할이 일부 겹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의원들 사이에서 벌써 '당내 당'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라며 "의원들이 정부·대통령실로부터 정보를 공유받고 싶다면 의원총회에 총리와 장·차관 등을 초청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친윤 주축 '민들레' 모임 추진에…與 내부 벌써부터 '시끌'
이런 논란 속에 '윤핵관' 대표 격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 소속 의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순수 아침 개방형 의원모임에 한 명의 멤버로 참여 의사를 밝혔을 뿐"이라고 했다.

장 의원이 민들레 모임을 주도해 친윤그룹 세몰이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장 의원은 "의원모임 취지는 정치 현안이나 정책에 대해 의원들이 소통하고 토론해서 민심을 받드는 아침 모임으로 알고 있다.

정우택 선배님과 조해진 의원님도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라며 "친윤세력화니 하는 말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오해 없길 바란다"라고 적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