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제2연평해전 전적비에 참배했다. (사진 = 한덕수 국무총리 페이스북)
한덕수 국무총리가 제2연평해전 전적비에 참배했다. (사진 = 한덕수 국무총리 페이스북)
한덕수 국무총리는 4일 오전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해군 제2함대사령부를 방문해 제2연평해전 전적비와 천안함 46용사 추모비를 참배했다. 국무총리가 제2연평해전 전적비에 직접 참배한 것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6월 정홍원 전 국무총리 이후 9년 만이다.

황교안 전 총리는 2015년 7월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를 찾아가 평화공원에 있는 연평해전 전사자 추모비에 참배했다. 문재인 정부 첫 총리인 이낙연 전 총리는 2017년 6월 해군 2함대사령부를 방문했지만, 제2연평해전 전적비에 참배하진 않았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총리는 올해가 제2연평해전 발발 2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실험 빈도가 잦은 만큼 북한의 대남 도발에 맞선 영웅들을 기리고 안보의 중요성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이곳을 찾았다.

한 총리는 제2함대사령부 사령관에게서 연평해전 당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제2연평해전 전적비와 천안함 46용사 추모비에 참배했다. 이어 천안함 기념관을 찾았다. 그는 천안함 46용사 추모비 방명록에 "국가와 국민을 위한 그 숭고한 희생 헛되지 않도록 자유와 번영의 대한민국, 튼튼하고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고 남겼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소회를 밝혔다. 한 총리는 "꽃다운 장병들이 북한의 기습도발에 맞서 온몸을 내던져 전사한 것을 생각하면, 20년이 흐른 지금도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하게 찢긴 천안함 앞에 서니, 2010년 주미대사 시절 어뢰 공격을 의심하는 일부 여론을 해소하기 위해 워싱턴에 있는 여론 주도자들 60여 명을 초대해 2시간여 동안 어뢰에 의한 버블로 배가 꺾어지는 것을 PPT로 설명하던 일,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를 무릅쓰고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한 UN안보리 의장 성명을 이끌어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것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주미대사였던 2010년에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의장 성명 채택을 끌어내기 위해 관계자들을 설득한 과정을 소개했다. 당시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관계자 등 워싱턴DC에 있는 여론 주도자 60여명을 모아 놓고, 2시간여 동안 어뢰에 의한 버블로 배가 꺾이는 것을 설명했다. 이는 천안함 피격 사건이 어뢰 공격으로 일어났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참배 후엔 천안함 피격사건에서 전사하신 故 문규석 원사의 어머님께서 운영하는 식당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들이 생전에 부대 앞에 식당을 차렸으면 좋겠다고 했던 말을 유언처럼 생각하시어, 식당에 오는 군인들을 아들처럼 여기며 지금껏 운영하고 계신다"며 "보훈은 우리를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저부터 기억하고 또 기억하겠습니다. 부디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는 6월이 되길 바란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