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11→3, 국힘 4→12로 공수 교대…윤풍(尹風) 거셌다
[6·1 지방선거] 충남 기초단체장 지도 4년만에 180도 바뀌었다
6·1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충남 일선 시장·군수의 당적 분포가 180도 바뀌었다.

2일 오전 4시 현재 4년 전 7대 지방선거에서 보령시와 서천, 홍성, 예산군 등 충남 중부의 4개 시군을 겨우 지켜낸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이 전날 치러진 8대 지방선거에서 3개 시군을 제외한 12개 시군의 장을 차지했다.

이는 선거기간 내내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를 비롯한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들이 '충남의 아들'을 내세운 윤석열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지방 권력을 되찾아와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낸 게 어느 정도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9일 치러진 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67만238표(51.08%)를 획득해 58만9천991표(44.96%)를 얻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6.12%P 차로 제친 대선 영향이 고스란히 지방선거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대선에서 충남 시군 가운데 유일하게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이긴 아산에서조차 민주당 현역 시장이 자리를 국민의힘에 내줘야 했다.

그나마 민주당이 수성에 성공한 부여(박정현)와 청양(김돈곤), 태안(가세로) 등 현역 군수가 있는 3곳 가운데 청양과 태안은 국민의힘 후보들이 경선 과정에서 후보가 교체되는 등 극심한 갈등을 빚은 곳임을 고려하면 국민의힘은 도지사에 이어 4분의 3에 달하는 기초단체장까지 확보해 사실상 완승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쥐게 됐다.

반면 민주당은 양승조 도지사 후보와 함께 '지방선거는 대선이 아닌 일꾼을 뽑는 선거'라고 수성에 나섰지만, 당 지도부와 도지사 후보 등의 효율적인 지원 속에서 일사불란하게 공세를 편 국민의힘의 기세를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양승조 후보가 선거운동 초반 가장 유권자가 많은 천안을 지역구로 한 박완주 의원의 성 비위 의혹 파문에다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자가격리로 발목이 잡히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효율적인 시군 지원에 나서지 못한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김태흠 충남지사 당선인 선거캠프의 한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도지사와 상당수 시장·군수를 국민의힘이 되찾아오면서 10여년 만에 충남의 정치지도가 바뀌게 됐다"라며 "자만하지 말고 당선된 지방의원들과 단체장들은 주민들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