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승리 취한 민주당 뼈 아플 것" 고민정 "편향된 비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지상파 3사(KBS, MBC, SBS) 출구조사 결과 국민의힘은 10곳에서, 더불어민주당은 4곳에서 각각 승리가 예측되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일 "민주당은 지금 뼈 아플 거다. 선거만 제대로 했으면 (접전지역) 세 곳에서 이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이날 오후 SBS 선거 방송에서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다고 하더라도 고쳐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진 교수는 "이번에도 또 '졌지만 잘 싸웠다', '거의 접전이었다' 등 자기들만의 정신 승리 스토리텔링을 이야기하면서 옛날과 같은 스탠스로 가지 않을까"라며 "코로나 사태 이후 벌어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했다. 그 후에 한 달 정도 있다가 제가 민주당 몰락이 예상돼 있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그때 민주당은 (승리에) 취해 있었다"면서 "민주당은 지금 뼈 아플 거다. 선거만 제대로 했으면 (접전지역) 세 곳에서 이길 수 있었을 것이다. 이길 수 있는 선거가 아니면 원칙 있는 패배의 길로 갔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선 패배에 책임 있는 두 분이 투톱으로 나섰다. 이슈를 검수완박으로 가져갔다"고 꼬집었다.

이에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냉정한 비판이라기보다는 편향된 비판"이라면서 "(진 교수가) 본인의 판단대로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무조건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보는 경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고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대선 패배의 원인에 대해 정확하게 분석했어야 할 필요성은 있다"면서 "당내에서 사실 여러 가지 말이 있었지만 그런데도 후보가 선출된 이후에는 당연히 뭉쳐서 갈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대한 결과를 다시 책임지면 되는 거고, 모든 것들이 결과론일 수밖에 없는데 아직 접전을 보이는 3곳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데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이르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진 교수는 "제가 2년 전부터 계속 지적했고, 이제 제가 지적했던 것을 본인들도 인정하고 있는데 지금, 이 순간까지도 저런 태도를 보이지 않나"라고 고 의원의 태도를 지적했다.

고 의원은 "결국 앞으로 민주당이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대통령 선거 및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은 지도부 책임론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결국 어떻게 수습하는지의 문제(가 남았다)"고 강조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방송 3사의 공동 출구조사 결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58.7%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되자 "어려운 여건 속에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 최선을 다해 뛰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송 후보는 "그동안 함께 뛰어준 서울 지역 의원들, 지지자들, 성원해준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면서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후보들의 당선에 도움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아쉬움이 크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앞서 송 후보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안고 당 대표직을 물러났다. 이후 지방선거 요충지인 서울시장 후보에 도전하며 재기를 노려봤으나 불발에 그칠 전망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