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왼쪽)·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국회에서 6·1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들이 총사퇴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윤호중(왼쪽)·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국회에서 6·1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들이 총사퇴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 소재를 놓고 내부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상임고문을 지지하는 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가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는 모양새다. 이 같은 갈등은 2개월여 남은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격화될 전망이다. 해당 전당대회에서 구성된 지도부가 차기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하게 되는 만큼 결과에 따라 각 세력의 흥망이 결정될 수 있어서다.
○목소리 내기 시작한 ‘반명(反明)’
2일 민주당 내 ‘반이재명계’ 인사들은 입을 모아 ‘이재명 책임론’을 쏟아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은 (대선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에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밀쳐두었다”며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으니 그다음 일(지방선거)이 제대로 뒤따를 리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고문과 2018년 경기지사 경선에서 대립각을 세웠던 전해철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선 패배 후 당은 질서가 무너지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다”며 “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분들이 필요에 따라 원칙과 도의를 허물면서 국민들이 기대하는 민주당의 모습과 멀어졌다”고 직격했다. 신동근 의원은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직격했다.
○조기 전당대회 요구하는 ‘친명(親明)’
친이재명계 의원들은 지방선거를 전혀 반대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이들은 이 고문이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의 승리에 기여한 만큼 공로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고문의 최측근 그룹인 ‘7인회’의 맏형인 정성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국민들께서 다시 매서운 회초리를 내려치면서도 가느다란 희망은 남겨 놓았다”며 “국민의 호된 경고를 받고도 민주당이 기득권 유지에 안주한다면 내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 고문 측과 정치적 동맹을 맺은 민주당 내 개혁성향 의원들의 모임인 ‘처럼회’도 지도부 내 존재감 확장을 노리고 있다. 이들은 지방선거 전부터 8월 전당대회 조기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친문(친문재인)’계 등 기존 지도부에 돌리고 당권을 교체한다는 전략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한준호, 김의겸 의원이 처럼회를 대표해 당 최고위원에 도전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 내에서는 양측 간 전면전이 불가피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그간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라는 ‘지상과제’가 모든 당내 문제를 덮었지만, 총선은 아직 2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며 “8월에 선출될 지도부는 차기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하는 만큼 전당대회에서 승자독식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고문의 당 대표 도전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이 고문은 이날 계양구을 사무실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민주당은 더 혁신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대선 패배 후 여러 차례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고 반복한 것과 달리 책임론을 회피하며 전당대회를 의식하는 모습이었다. 반이재명계에서는 홍영표 의원과 설훈 의원,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이 당 대표 선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3일 열릴 국회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가 전초전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서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 비상지도체제가 구성되기 때문이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