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가정보원장. / 사진=연합뉴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 사진=연합뉴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한미 정상회담 당시 미국 워싱턴포스트(WP) 기자의 '내각 남성 편중' 지적을 끌어와 윤석열 정부의 지역 안배 부족을 비판했다.

박 전 원장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신임 특허청장에 이인실 한국여성발명협회장을 내정한 것과 관련 "공석(이던) 장·차관 인사 모두 여성 등용에 ‘순발력 짱’이라고 저도 박수를 보냈지만, 오늘 특허청장 인사도 부산 출신 여성이라니 웃어야 하냐, 울어야 하냐"고 했다.

박 전 원장은 "WP 기자가 한 번 더 윤 대통령께 질문하면 개선되겠냐"며 "지역 성별을 가리지 않고 실력 있는 사람을 등용한다 했는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장·차관 후속 인사에 호남 부재가 5년 내내 이어지는 건 아닌지 심히 걱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심각한 상황을 민주당은 지적하지 않고 선거 기간 중에도 싸우기만 하는지 걱정"이라며 "WP 기자님, 호남 출신은 그렇게도 실력이 없냐고 질문 한 번 더 해달라"고 했다.

박 전 원장이 언급한 WP 기자의 질문은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여성가족부 폐지와 관련해 나왔다.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의 마지막 응답으로 기자회견은 종료되는 것이었다. 다만 WP 기자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윤 대통령에게 "내각을 보게 되면 여성의 비율이 낮고 한국 같은 경우 여성의 대표성이 상당히 적다"면서 내각 남성 편중 문제를 지적했다.

이 기자는 이어 "여가부 폐지를 주장했는데, 어떻게 하면 여성들의 대표성을 향상할 수 있겠나. 성평등을 향상하기 위해 대통령과 행정부는 어떤 일을 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지금 이 공직사회에서 예를 들면 내각의 장관, 그러면 그 직전 위치까지 여성이 많이 올라오지 못했다"며 "아마 이게 우리가 각 지역에서 여성에 공정한 기회가 더 적극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한 지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이러한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할 생각"이라고 대답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소위 '여성 홀대론'에 대한 지적을 수용한 듯 지난 26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를, 보건복지부 후보자에 김승희 전 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