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첫 정례 국무회의를 열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직후 사무실을 둘러보다 한 직원에게 권투 글러브를 선물받았다. 윤 대통령이 이 직원과 함께 ‘규제 타파’를 외치며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규제 혁파!”26일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빨간색 권투글러브를 낀 팔을 힘껏 치켜올리면서 이렇게 외쳤다. 국무조정실 한 직원으로부터 글러브를 선물받고, 함께 ‘어퍼컷 세리머니’를 한 것이다.윤 대통령은 글러브를 끼면서 “이거 하니까 선거운동하는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지난 대선 기간 윤 대통령은 홍수환 씨로부터 비슷한 글러브를 선물받은 적이 있다. 윤 대통령은 팔을 아래에서 위로 움직이며 “경제조정실 파이팅”이라고 외치기도 했다.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세종을 방문했다. 대선 당시 ‘취임 후 첫 국무회의는 세종에서 열겠다’고 한 만큼 정례 국무회의를 이날 세종청사에서 개최했다. 국무회의에 앞서 국무위원 임명장 수여식이 열렸다. 이날 후보자가 발표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을 제외한 16개 부서 장관이 모두 참석했다.임명장 수여식이 끝나고 윤 대통령이 아쉬운 듯 “임명장에 이름 좀 잘 쓸걸”이라고 말하자 좌중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전체 사진을 찍기 전 참석자들이 경직된 표정을 짓자 윤 대통령은 “선거라면 웃음이 그냥 나올걸”이라고 다시 농담을 던졌고, 분위기도 한결 부드러워졌다.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직후 청사를 돌면서 직원들을 만났다. 국무조정실 기획총괄정책관실 문을 열자 직원들이 케이크와 야구방망이를 들고 윤 대통령을 맞았다. 윤 대통령은 방망이를 한 번 휘둘러보고는 “감사하다”고 했다. 방망이를 선물한 직원은 “(윤 대통령이) 야구를 좋아하신다고 들었다”며 “국정운영 홈런을 치시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점심은 2030세대 공무원들과 함께했다. 낮 12시께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30 공직자 대통령을 만나다’ 행사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테이블을 돌며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모두발언에선 “정부를 인수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여러분을 보니까 걱정 안 하고 다리 쭉 뻗고 자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여러분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제가 밀어드리면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하는 이런 손님들을 배에 잘 모시고 아주 즐겁고 안전하게 멋진 항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책 《90년생 공무원이 왔다》를 선물 받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책을 살펴보다 ‘건배사’ 부분을 발견한 뒤 “난 건배사는 별로 안 좋아해. 건배사를 하면 술 마실 시간이 줄잖아”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이날 국무회의에선 양도소득세 중과를 1년 유예하는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과 국민통합위원회 설치를 위한 국민통합위 설치·운영에 관한 규정을 의결했다. 국민통합위는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되는 첫 번째 위원회로, 초대 위원장엔 김한길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장이 내정됐다.윤 대통령은 오후엔 질병관리청을 방문해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19 방역정책에 대해 “정치 논리가 전문가 의견이나 과학적 접근에 우선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원칙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첫 정식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해와 올해 세종시를 여러 차례 찾았는데 첫 방문 날이 국회 운영위에서 세종의사당 설치 법안이 통과된 날로 기억한다"면서 "첫 국무회의도 세종시 국무회의장에서 열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이어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자주 이곳 세종에서 국무위원 여러분과 수시로 얼굴을 맞대고 일하겠다"며 "한덕수 총리를 중심으로 국무위원들이 원팀이 돼 국가 전체를 바라보고 일해주기를 거듭 당부드린다"고 했다.아울러 윤 대통령은 "오늘 회의에서는 '새 정부 지방시대의 비전과 전략'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해 보고자 한다"면서 "제가 인수위에서 새 정부는 지방시대를 중요 모토로 삼아 국정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6대 국정 목표 중 하나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꼽았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어느 지역에 살든 상관없이 우리 국민 모두는 공정한 기회를 누려야 한다"면서 "이것은 새 정부가 지향하는 공정의 가치이기도 하다. 지방시대는 인구 절벽의 해법이기도 한만큼 중장기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계기로 국가 전체 차원에서 균형발전에 대한 비전과 안목을 가지고 국무위원 여러분께서 일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