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본회의 열고 합의처리키로…'소급적용 공방' 평행선→'추후 협의'로 남겨둬
선거 사흘 앞두고 극적 타결…尹대통령 띄우는 與, 野는 발목잡기 프레임 탈피 시도

21대 국회 전반기 마지막 날인 29일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에 여야가 극적으로 타협했다.

여야는 오후 7시 30분 본회의를 열어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보상에 중점을 둔 추경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한다는 데 합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첫 국무회의 안건으로 대선 공약인 추경안을 의결해 국회로 넘긴지 16일 만이자, 6·1 지방선거를 사흘 남긴 시점이기도 하다.

여야가 소급적용 등 쟁점을 넘어서서 돌연 '협상 모드'로 돌아선 것은 정권 출범기와 선거 목전 '돈풀기'를 통한 양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추경을 통해 손실보상·지원금을 받게 되면 윤 대통령과 당을 포함해 여권에 호의적 여론이 조성될 수 있고, 야당은 민생을 위해 협치하며 추경 편성에 일조하는 모습을 내세워 표심에 구애할 기회를 얻는 셈이 된다.

21대 전반기 국회가 종료함에 따라 원구성 협상과 함께 국회 공전이 장기화할 경우 자칫 이날을 넘기면 선거전 추경처리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점은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했으리라는 관측이다.

여야, 국회 문 닫기 직전 '돈풀기 추경'…선거 앞 셈법 맞았다

◇ 쟁점 남긴 '극적합의'…與 "尹대통령 걱정에 양보" 野 "민생 위해 대승적 결단"
양당 원내지도부는 주말인 이날 오전 9시 30분 국회의장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동하고 각 당이 한 차례 별도 회의를 거쳐 추경안 합의 처리 방침을 밝혔다.

합의 발표는 정오에 즈음해 나왔다.

앞서 오전 10시 30분께 국회의장 주재 회동 직후 '협상 결렬'을 고지했던터라 극적인 효과는 더 컸다.

다만 핵심 쟁점이었던 소급 적용 문제는 추후 협의하는 것으로 미뤄뒀다.

국민의힘 권성동,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 사실을 전했다.

권 원내대표는 회견에서 윤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전하며 "대통령께서 많은 걱정을 했다.

가급적이면 민주당의 요구에 대해서 양보를 많이 해주고 추경을 처리하는 것이 소상공인을 위한 길이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서 오늘 민주당이 요구하는 건 저희가 대폭 수용했다"며 합의 배경에 윤 대통령의 '당부'가 있었다는 점을 재차 부각했다.

반면에 박 원내대표는 "하루라도 빨리 어려운 민생을 극복하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비롯한 모든 국민에게 희망을 드려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오늘 추경 처리의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저희는 재정을 총동원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피해를 온전히 보상해야 한다고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설득해왔다"며 제1야당으로서 역할을 부각했다.

앞서 지난 13일 36조4천억원(지방교부금 제외) 규모의 정부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이후 여야 협상은 줄곧 평행선을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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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쟁점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코로나 손실보상 소급적용 문제였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번 추경안에 담긴 최대 1천만원 손실보전금 지급이 소급 적용에 상응하는 지원이라는 주장을 편 반면, 민주당은 8조원 규모의 코로나 손실보상 소급적용 예산을 새로 반영해야 한다는 한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소득역전 문제도 또다른 쟁점으로 불거졌다.

이밖에 민주당이 제안한 7가지 사안 중에 지역사랑상품권 및 소비쿠폰 관련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사안에서는 의견 접근에 실패했다는 게 전날까지 전해진 협상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본회의가 지난 27일부터 이날까지 주말을 거치며 세 차례 연기될 정도로 진통을 겪었고, 결국 공휴일인 이날에서야 가까스로 본회의가 열리게 된 것이다.

'일요일 본회의' 그 자체도 이례적인데다가, 지방선거의 목전에서 지역 유세지원에 한창일 국회의원들이 늦은 밤 여의도로 집결하게 됐다는 점도 드문 광경이다.

◇ 선거 전 '추경 효과' 기대 이심전심…野 발목잡기 공세차단, 與 "즉시 지급" 표몰이
이번 여야 합의는 큰 틀에서 민주당이 소급적용 문제를 '계속 논의'로 결론을 유보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했기에 가능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는 선거 국면에서 자칫 발목잡기 프레임이 부각될 경우 표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코로나 손실보상은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민생 현안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민주당 이재명(계양을) 송영길(서울시장) 김동연(경기지사) 박남춘(인천시장) 후보 4인이 "시급한 민생지원과 경제위기 극복"을 앞세워 당 지도부에 추경안 처리 결단을 촉구하는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는 게 이런 기류를 잘 보여준다.

여야, 국회 문 닫기 직전 '돈풀기 추경'…선거 앞 셈법 맞았다

이와 관련, 권 원내대표는 "마치 소상공인을 위한 추경안이 민주당의 주장에 의해서 신속 처리되는 것처럼 보여서 선거에 도움을 받으려 하는 정치적 의도가 역력히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사전투표가 끝난 이후에 추경안 처리 합의가 이뤄졌다는 점을 두고도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의 '시간끌기' 작전이라는 의구심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통상적으로 추경이 정부 여당에게 유리한 소재라는 점에 비춰 야당이 진보 진영 지지층 참여도가 높다고 여겨지는 사전투표를 앞두고 '추경 표심 효과'를 최소화하려고 했다는 주장인 셈이다.

국민의힘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최대 600만원∼1천만원 상당의 손실보전금 지급 시기에 대해 '이르면 내일(30일) 오후 바로 지급' 카드를 꺼내 들며 선거 전 추경 효과 극대화 시도에 나섰다.

국민의힘 역시도 겉으로는 선거 전 추경 불발 시 '야당 책임론'을 말하며 강경한 태세를 취했지만, 여당으로서 민생 공약 이행 지연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았다는 게 내부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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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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