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尹대통령 부부, 용산서 사전투표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1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서울 용산구의회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 尹대통령 부부, 용산서 사전투표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1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서울 용산구의회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6·1 지방선거 운동 막바지에 윤풍(尹風)이 거세게 불고 있다. 5월 10일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한·미 정상회담 등 대형 이벤트와 국회의장단 초청 만찬, 기업인들과의 만남 등에서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중도층 공략에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윤 대통령이 선거를 다 해주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尹 파격 행보…중도층 지지 견인

27일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방선거 초반까지만 해도 승리를 예견하기 조심스러웠지만,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압승 분위기”라며 “윤 대통령의 파격 행보에 민심이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광주에서 개최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해 국회의원 100여 명과 동반 참석했다. 기념사에서는 “자유와 정의, 그리고 진실을 사랑하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광주 시민입니다”라는 문구를 직접 넣어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이에 앞선 16일 국회 첫 시정 연설을 마친 뒤 본회의장 구석구석을 돌면서 여야 의원들과 악수하면서 협치를 강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한·미 정상회담의 컨벤션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 25일 중소기업인대회를 대통령실 경내에서 열고, 기업인들과 격의 없이 소통한 것도 민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출근길에 약식문답을 주고받는 ‘도어 스테핑(door stepping)’이나 26일 첫 국무회의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뒤 젊은 공무원들과 보여준 파격적인 행보도 선거에 간접적인 도움이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병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부소장은 “윤 대통령이 세종시에서 국무회의를 한 건 국민의힘의 충청권 표심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정치 개입 논란을 피하면서 낮은 단계에서 측면 지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與 9곳, 野 4곳 우세

선거 판세는 현재로선 국민의힘 우위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17개 광역단체장 중 국민의힘 9곳, 더불어민주당 4곳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코리아리서치와 한국리서치, 입소스 등에 의뢰한 여론조사(23~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만4020명 대상) 결과 국민의힘은 서울, 대구, 부산, 울산, 강원, 경북, 경남, 충북, 충남 등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전남, 전북, 광주, 제주 등에서 우위를 보였다. 오차범위 내 접전 지역은 경기, 인천, 대전, 세종 등이다.

경기지사 선거는 막판까지 접전이다.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등에 업은 김은혜 후보와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의 지원을 받는 김동연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경기지사 선거 결과가 전체 지방선거 승패를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당 ‘굳히기’, 야당 ‘뒤집기’ 총력

여야는 주말 동안 수도권에 화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여당은 굳히기, 야당은 뒤집기에 사활을 걸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우세 지역인 서울을 제외한 경기와 인천 위주로 선거 유세에 나선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기와 인천이 접전으로 나오는 데다 이 지역에서 승리해야 완승으로 평가받을 수 있어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인천과 경기 김포, 29일에는 경기 안산·파주·의정부·동두천·양주 등을 돌면서 선거 유세를 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수도권을 비롯해 충청 등 경합 지역에서 판세 뒤집기에 나섰다. 윤호중 상임선대위원장은 27일 충북 청주와 세종시를 찾아 노영민 충북지사 후보, 이춘희 세종시장 후보의 지원 유세에 참여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23일까지 전국을 돌며 유세를 벌였지만, 24일부터는 ‘안방’인 인천에 집중하고 있다.

이동훈/설지연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