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앞두고 유세 전화 '폭탄'
경북 거주하는데 서울서 연락오기도

이통3사서 유권자 연락처 받아 조사 활용
수신 원치 않으면 유권자가 따로 신청해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6일 오후 서울 중구 중림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직원들이 사전투표 최종 모의시험 및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6일 오후 서울 중구 중림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직원들이 사전투표 최종 모의시험 및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중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 모씨(27)는 하루에 수십통씩 걸려오는 선거 전화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박씨는 “어제만 13통이나 전화를 받았다”며 “업무 특성상 모르는 번호도 전화를 받아야 할 때가 많은데 일이 몰릴 때 선거 전화까지 받으면 너무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대학생 김 모씨(23)도 쏟아지는 선거 전화와 문자폭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씨는 “070으로 오는 전화는 수신 거부를 하지만 아무리 번호를 차단해도 다른 번호로 끊임없이 연락이 온다”며 “투표하기도 전에 거부감이 든다”고 말했다.

6·1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쏟아지는 여론조사 전화와 홍보 문자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방선거는 기초단체장, 기초 의원, 교육감 등 후보가 많아 유권자들이 받는 연락도 그만큼 늘었기 때문이다.
선거 관련 전화로 예상되는 최근 부재중 기록. 독자 제공

선거 관련 전화로 예상되는 최근 부재중 기록. 독자 제공

해당 지역 유권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후보 홍보 전화나 문자가 발송되는 사례도 빈번하다. 경북 안동에 거주하는 이 모씨(26)는 서울 노원구에 출마한 후보자의 선거 홍보 전화를 받고 있다. 이씨는 “이사 온 지가 벌써 몇 년이 지났는데 전화는 노원구에서 오고 비용 낭비가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공직선거법상 후보자가 선거 운동을 위해 ARS 전화나 문자 메시지를 유권자에게 보내는 것은 합법이다. 문자의 경우 문자 발송 시스템을 이용해 대량으로 발송할 경우 유권자 1명에게 최대 8번까지 문자를 보낼 수 있다. 후보자나 선거운동원이 문자 발송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고 한꺼번에 20인 이하에게 ARS 홍보 전화나 문자를 보내는 경우에는 횟수 제한이 없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청 별관에서 관계자들이 투표소 설치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청 별관에서 관계자들이 투표소 설치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권자 연락처를 받아 선거유세에 활용하는 것 역시 합법이다. 공직선거법 57조 8 및 제 108조 2에 따라 이동통신사는 정당, 여론조사기관이 당내경선, 여론조사 등을 위해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요청할 경우 제공 요청서에 따라 유권자 연락처를 성별, 연령, 지역별로 추출해 제공해야 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관계자는 “여론조사 수행 시 휴대전화 안심번호(가상번호)를 이용하고 있다”며 “여론조사기관이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유권자 휴대전화 번호를 신청하면 이동통신사(SKT, KT, LGU+)에서 개인을 특정할 수 없는 연락처 정보를 받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홈페이지 캡처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홈페이지 캡처

선거 홍보 연락을 원하지 않는 유권자는 후보자 측에 수신 거부 의사를 표시하면 된다. 안심번호를 이용한 여론조사 수신을 원하지 않는 유권자는 해당 이동통신사에 전화해 ‘안심번호 제공 거부’를 요구할 수 있다. 가입한 이동통신사의 수신거부 신청 번호로 전화하면 간단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 수신 거부 처리가 된다.

이민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기존에 해왔던 전화나 문자 메시지를 통한 과한 선거유세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며 “젊은 세대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해 젊은 세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