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亞 순방에 '무력시위'

中·러, 한·미·일 공조 '견제'
폭격기 등 6대 독도 인근 진입
우리軍 출격…영공침범은 안해

中 "통상적 연합훈련" 밝혔지만
美 주도 경제·안보동맹에 맞대응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4대가 24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과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자디즈)에 순차적으로 진입한 뒤 이탈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잇따라 방문하고, 중국 견제 목적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와 안보협의체 ‘쿼드’ 정상회의가 열린 데 대한 중·러의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러 군용기, 카디즈 무더기 진입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56분께 중국 군용기(H-6 폭격기) 2대가 이어도 서북방 126㎞ 지점에서 카디즈에 진입 후 동해상으로 이동한 뒤 9시33분께 북쪽으로 이탈했다. 이 군용기들은 이후 동해 북쪽 지역에서 러시아 군용기 4대(TU-95 폭격기 2대, 전투기 2대)와 합류해 9시58분께 동해 북쪽 카디즈에 재진입했고, 10시15분께 독도 동쪽으로 카디즈를 이탈했다. 합참은 이후 오후 3시40분께도 카디즈 외곽에서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6대(중 4대, 러 2대)를 재포착했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의 영공 침범은 없었으며, 카디즈 진입 이전부터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상황에 대비한 전술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우리 측이 진입에 항의하자 ‘핫라인’을 통해 통상적인 훈련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두 나라 공군이 13시간 동안 합동 경계 비행을 했다”고 밝혔다.

카디즈에 모습을 드러낸 중·러 군용기는 자디즈에도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은 “중국과 러시아의 폭격기가 일본 주변을 공동 비행해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긴급 발진했다”며 “쿼드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중·러 전략 폭격기가 일본 근방에서 군사 연습을 한 것은 개최국인 일본에 대한 시위”라고 해석했다. 기시 방위상은 일본 정부가 중국과 러시아 측에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러 국방부 “양국 13시간 경계비행”
이날 중·러가 침범한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기에 조기 대응하기 위해 설정되는 가상의 선이다. 주권을 인정받는 영공과 다르다. 다만 군용기가 타국의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할 경우 해당 국가에 이를 통보하는 것이 관례다.

전문가들은 이날의 공동비행이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 종료일에 맞춰 의도적으로 진행된 연합훈련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메시지를 잇따라 내놓고, 기자회견에서 대만에 대한 방위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자 중·러가 도발 수위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이날 출격한 러시아 Tu95와 중국 H-6 폭격기가 모두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전략 폭격기라는 점에서 매우 공세적인 성격의 도발로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위원은 “중국과 러시아의 항공식별구역 진입은 북한 도발을 막기 위해 미국의 항공모함 등이 서태평양 일대에 전개돼 있는 데 대한 대응 성격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범진/김동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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