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취임 일성으로 “윤석열 정부는 일을 잘하는 유능한 책임 정부가 돼야 한다”며 “국민의 세금이 아깝지 않게 일하는 정부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국가에 대한 마지막 봉사라는 각오로 국민의 행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공직자의 창의와 혁신으로 일 잘하는 정부를 만든 총리로 기억되는 게 목표”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취임사 중 여러 차례 협치를 강조했다. “통합과 협치가 이뤄지지 않는 사회는 생산과정 전반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며 “협치를 통해 야당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존중하고 성과를 여·야·정이 함께 나눌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여소야대 환경하에 윤 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하고 있는 국회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한 총리는 “정부는 59조4000억원의 추경안으로 어려움이 큰 소상공인에 대한 온전한 손실보상 지원을 하겠다”며 “국회가 추경안을 의결해주는 대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집행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겠다”고 했다.

경제 정책 측면에서는 과감하고 강력한 규제 혁신을 약속했다. 한 총리는 “기업의 혁신과 창의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규제를 개선하겠다”며 “차세대 반도체와 에너지, 바이오헬스 등 새로운 전략산업에서는 정부의 인프라 및 제도를 개선·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 총리는 부동산 정책을 보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한 총리는 정책의 결과가 정부의 의도와 달랐던 사례로 부동산을 언급한 뒤 “국민들께서 불안하고 실망했던 부동산 시장은 시장 원리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의 역할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