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호재 기대감…'든든한 정부론'으로 지방선거 견인 전략
野, "밥먹고 담소" "중국 반발 우려" 평가절하 속 여파 경계
한미정상회담 지방선거 변수되나…여야, 엇갈린 표정 속 촉각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종료된 뒤 정치권은 9일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에 정상회담이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선 남북·북미정상회담이 연달아 열리면서 조성된 한반도 해빙 무드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과 더불어민주당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각각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으며 여론전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취임 후 열흘 만에 초대형 외교무대 데뷔전을 치른 윤석열 대통령의 리더십을 한껏 추켜세우는 동시에, '든든한 집권여당'의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긍정 여론의 기세를 유지하면 지방선거에서도 넉넉히 승리할 수 있다는 포석이 깔렸다.

한미정상회담의 컨벤션 효과가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이준석 대표는 2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청와대 개방부터 시작해 한미정상회담 역시 국민들이 윤 대통령에 대해 '뭔가 다르다', '새롭다'는 기대를 하게 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대표는 전날 경북 영천 현장유세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에 앞서 한국을 먼저 찾은 데 대해 "국격이 바뀌었다", "자랑스럽다"며 극찬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대통령 취임 후 열흘 만에 한미 양국의 의지와 비전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은 그 자체로 중요한 성과"라며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성과를 내니 민주당이 자격지심에 못 이겨 깎아내리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지방선거에서 정상회담이 국민의힘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믿음직하고 든든한 정부라는 인식을 줬다"며 "윤 대통령이 신인 정치인이라 좀 불안한 시선이 있었지만 불식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한미정상회담 지방선거 변수되나…여야, 엇갈린 표정 속 촉각
반면 민주당은 한미동맹에 급격히 무게추가 기울면서 중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대중무역 등에 타격을 입게 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다.

이와 함께 이번 정상회담이 '밥 먹고 담소를 나누는 수준'이었다고 평가절하 하면서, 정상회담의 여파가 지방선거까지 미치는 것을 차단하려 하고 있다.

외교·안보와 같은 국정 운영 이슈가 아닌, '정권 견제', '지역 일꾼' 프레임을 앞세우는 전략이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나 대통령에게 외교 전략이 없어 구체적인 성과도 없다.

대선 후보 시절에도 외교 비전이랄 게 없었다"면서 "덕담이나 주고받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밥 먹는 수준의 회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 중심으로 외교를 해도 중국과 완전히 등을 돌려서는 안 되는데, 그 점을 고려하는 게 부족했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국민들 머릿속에 기억될 만한 성과가 별로 없으니 지방선거에 미치는 영향 또한 미미할 것"이라며 "평가할 만한 내용도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상민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곧 있을 지선에도 (국민의힘에) 정파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초반 취약한 리더십에도 보탬이 됐을 것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미정상회담 지방선거 변수되나…여야, 엇갈린 표정 속 촉각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북한의 핵 위협 상황에서 한미동맹 강화라는 안보 카드가 새 정부 국정 안정론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정치컨설팅민 박성민 대표는 통화에서 "한미동맹 강화를 명확히 했다는 점이 국민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새 정부가 일하게 해줘야 한다는 여론에 한미정상회담이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통화에서 "정부가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한다는 방향성을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알려준 것이라, 정상회담 이슈는 국민의힘에 결코 나쁘지 않게 작용할 것"이라며 "또 군사동맹을 뛰어넘어 경제·기술·글로벌 공급망 등까지 동맹을 확장한 점도 국민에게 새롭게 다가와 표심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미국에는 엄청난 선물보따리를 줬는데 국내에는 사실상 국익엔 별다른 실익이 없다고 판단된다면 오히려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견제심리가 발동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