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3선 도전 현직 시장 "중단없는 발전"…국힘 의사 출신 "확 바꿔야"
'경남 제2 도시' 20년 만에 양자 대결 성사…대선에선 국힘 3% 앞서
[격전지를 가다] 김해시장…민주당·국민의힘 역대 전적 '4승 4패'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을 앞두고 김해시장 선거에 임하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결의를 짧게 표현하면 이렇다.

민주당은 '이번에도', 국민의힘은 '이번에야말로'.
민주당은 비록 대선은 내줬지만, 김해시장 수성을 목표로, 국민의힘은 정권교체 여세를 몰아 12년 만에 탈환을 노린다.

직업 공무원 출신 현직 시장인 민주당 허성곤 후보, 마취·신경과학을 전공한 의사인 국민의힘 홍태용 후보가 맞붙는다.

다른 정당, 무소속 후보가 없어 한나라당(현 국민의힘)·민주당 후보 2명만 출마한 2002년 3회 지방선거 이후 20년 만에 양자 대결로 승패가 갈린다.

2016년 재보궐선거, 2018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허 시장은 영남권 민주당 현직 지방단체장으로서는 사상 첫 3선에 도전한다.

[격전지를 가다] 김해시장…민주당·국민의힘 역대 전적 '4승 4패'
홍태용 후보는 국회의원 선거(김해갑)에 두 번 출마했지만, 시장 선거 도전은 처음이다.

경남 김해시는 인구·경제력 기준 '경남 제2 도시' 도시다.

동시에 부산·울산·경남 3개 광역지자체가 추진하는 부울경 특별지자체 통합청사 유치 지역으로 거론되는 곳 중 하나여서 여야가 반드시 승리해야 할 곳으로 꼽는다.

김해는 경남 다른 시·군처럼 보수정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었다.

1995년 6월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 2006년 5월 제4회 지방선거까지 민주자유당·한나라당 후보가 4번 연속 김해시장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고향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로 돌아온 2008년부터 표심이 변했다.

2010년 6월 제5회 전국동시 지방선거때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 김맹곤 후보가 김해시청에 입성했다.

[격전지를 가다] 김해시장…민주당·국민의힘 역대 전적 '4승 4패'
이후 2014년 6월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016년 4월 재보궐선거, 2018년 6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까지 민주당이 4연속 김해시장직을 차지했다.

1995년부터 김해시장 선거를 8번(동시지방선거 7회·재보궐선거 1회) 치르면서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4번(15년), 민주당 계열 정당이 4번(12년) 이긴 셈이다.

불과 두 달 전 대선에서 김해시 유권자 표심은 보수정당 지지로 일단 회귀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대통령)가 49.33%,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46.24%를 득표했다.

윤 후보는 김해시 19개 읍면동 중에서 15개 동에서 이겼다.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 고향이면서 묘역이 있는 진영읍,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밀집한 장유 1·2·3동에서만 윤 후보를 제쳤다.

[격전지를 가다] 김해시장…민주당·국민의힘 역대 전적 '4승 4패'
그러나 두 후보 득표율이 경남 18개 시·군 중 가장 적은 3% 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대선 때 민심 향방은 국민의힘으로 약간 기운 듯 보이지만, 지방선거 승패 예측은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의당이 김해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지 못해 직전 대선 때 심상정 후보(2.64%)가 받은 득표율이 어디로 움직일지도 변수다.

허성곤 후보는 중단없는 김해발전을 내세워 유권자 표심을 공략한다.

허 후보는 동남권 허브 도시, 동북아 물류 플랫폼, 가야 문화권 중심도시를 목표로 지난 6년간 김해시 위상을 높인 사업을 차질 없이 완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야당 후보지만, 여전히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 소속 지역구 국회의원(민홍철·김정호) 2인과 다수당인 민주당의 힘을 빌리면 중단없는 지역발전과 재임 기간 추진한 각종 사업을 차질없이 마무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 후보는 "정치는 권력을 따라 움직이지만, 행정은 시민 삶을 기준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며 "시장이 바뀌면 그동안 추진한 사업이 하루아침에 백지화되는 사례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격전지를 가다] 김해시장…민주당·국민의힘 역대 전적 '4승 4패'
홍태용 후보는 "대통령의 힘을 빌려 김해를 확 바꾸겠다"며 여당 프리미엄을 내세운다.

선거 캐치프레이즈부터 '윤석열이 불렀다.

홍태용이 나섰다'고 정한 홍 후보는 "김해시정을 교체해 정권교체를 완성하고 윤석열 정부 성공과 지속가능한 김해 발전을 이루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인구 감소, 성장 정체 등 김해시가 직면한 위기가 지난 12년 동안 민주당이 김해시를 장기집권했기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홍 후보는 "김해는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인구는 갈수록 주는 등 군소도시로 전락하고 있어 변화를 주도할 새로운 리더가 필요하다"고 지방권력 교체 당위성을 제기했다.

김해시에 30년 넘게 산다는 박병국 대중음악인연합회 김해지회장은 허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박 지회장은 "전임 시장들은 문화재단 대표 등에 공무원 출신을 앉혔지만, 허 후보는 문화전문가를 대표로 임명하는 등 문화예술에 정치색을 입히지 않고 지원을 하면서도 자율성을 보장해 줬다"고 높이 평가했다.

장유주민인 김재원 신라대 교수는 홍 후보야말로 시장에 어울리는 능력과 성격을 갖췄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홍 후보는 어려운 가정 형편을 극복하고 의사가 됐다.

성장 과정이 힘들었던 만큼, 남의 아픔을 잘 느끼고 다가가려 한다"며 "누가 시장이 되도 시민 통합이 필요한데 홍 후보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