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미국 등 서방 동맹국 중심의 ‘가치외교’를 지향하겠다는 방침을 세계에 알렸다. 정부는 NATO 정상회의 이후 외교력의 초점을 중국에 맞추고 있다. 이번주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주목되는 이유다.윤 대통령은 NATO 회의에 참석 후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각국 정상들을 직접 만나 보니 국제정치의 현실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는 소회를 밝혔다고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이 3일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정상들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가 원전과 녹색기술, 반도체,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등에 달려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윤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미국 유럽 등 서방 동맹국과의 관계를 더 강화하면서 새로운 수출 산업의 활로를 개척하겠다는 외교 정책 방향을 분명히 했다. 중국은 일단 반발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NATO 정상회의 참석을 겨냥해 당 기관지를 통해 “대가를 치러야 할 것” 등과 같은 날선 표현도 나왔다.정부는 NATO 정상회의 참석 등이 중국을 배제하려는 목적이 아니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2일 “(새로운 질서에 동참하는 길이) 중국에도 오히려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중국과 고위급 전략대화, 외교장관 상호 방문, 외교·국방 차관급 ‘2+2’ 대화 등 다양한 채널을 가동하며 한·중 관계를 관리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협상 등을 통해 양국 경제협력도 발전시킨다는 계획도 세웠다.오는 7∼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중국 딜레마' 표면화…中, 경계하면서도 한국에 우호적 손짓7∼8일 G20서 한중 외교장관회담 성사 가능성…첫 시험대 될듯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여로 '가치외교' 방향성을 명확히 한 윤석열 정부에게는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 또 다른 외교적 도전으로 떠올랐다. 조만간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한중 외교수장이 처음 대면할 것으로 보여 이번 만남이 성사된다면 한중관계가 순항할지를 보여주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지난달 29∼30일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가치'를 축으로 새롭게 형성되는 국제질서 속에서 서방 주도의 자유주의 진영에 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일 귀국길 기내 간담회에서 "어떤 국가든 규범에 입각한 질서를 존중하지 않고 함께 지켜야 할 가치와 규범에 반하는 행위를 했을 때는 우리가 다 함께 규탄하고 연대해 제재도 가하고…"라고 말한 것이 단적인 예다. 정부는 이런 입장이 어느 한 국가를 배제하거나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현재 미중 갈등의 근간이 '가치 대결'이라는 점에서 대중국 리스크가 커진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경쟁을 근본적으로 체제 경쟁 성격으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이 막강한 경제적 영향력으로 세계 곳곳에서 세를 넓히면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과 기존 국제규범을 훼손하고 있기 때문에 동맹들과 힘을 합쳐 이를 저지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나토가 이번 회의에서 채택한 새 전략개념 문건에서 "중국의 명시적인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이 우리의 이익, 안보, 가치에 도전한다"고 규정한 것은 이런 인식의 산물이라
왕이, 미얀마·인니·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 등 방문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3일부터 미얀마,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5개국을 잇달아 방문한다. 2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순방 기간 미얀마에서 란창강·메콩강 협력 외교장관회의(미얀마·라오스·태국·캄보디아·베트남 등 참가)를 주재하고 인도네시아0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다. 왕 부장은 각 방문국과 양자 외교장관 회담도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왕 부장은 이어 중국으로 돌아와 광시좡족자치구 난닝에서 중국-베트남 양자협력 지도위원회 제14차 회의, 중국-캄보디아 정부간 조정위원회 제6차 회의를 각각 주재한다. 14일까지 이어지는 이들 일정을 통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10개국) 대부분 국가와 접촉하는 것이다. 왕 부장의 대 동남아 외교는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지난달 29∼30일 열린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도전'으로 규정하고,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을 참석시키며 아태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를 모색한 직후 이뤄진다. 중국으로선 앞마당격인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해 나토 등을 앞세운 미국의 대 중국 포위망 확장에 동남아 국가들이 동참하지 않도록 유도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23일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를 열고 브릭스 회원국 확대를 추진키로 하는 등 우군 확충에 진력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