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하 "힘 있는 여당 의원"…원창묵 "여든, 야든 검증된 능력 중요"
국민의힘 "1순위 탈환지" vs 민주당 "반드시 수성"…이광재 '대리전'

원주갑 국회의원 보궐 선거는 윤석열 대선 후보의 공보단장을 맡은 국민의힘 박정하(55) 후보와 3선 원주시장으로 12년간 시정을 이끈 더불어민주당 원창묵(61) 후보의 맞대결로 관심을 끈다.

[격전지를 가다] 원주갑 보궐…MB 청와대 대변인 vs 3선 시장
이들의 맞대결은 6·1 지선 강원도지사 선거 '차출론'의 중심에 서 있던 이광재 국회의원이 직을 사퇴하는 등 숱한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힘 있는 여당 국회의원을 기치로 내건 박 후보와 12년간 시정을 이끌면서 원주의 구석구석을 잘 아는 원 후보의 대결은 '이광재 대리전' 성격이 강하다.

도지사·시장 선거까지 연동돼 도내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민주당은 반드시 수성해야 할 선거구이고,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1순위 탈환지'로 꼽힌다.

윤석열 대선 후보의 공보단 수석부단장 겸 공보실장을 맡아 정권교체의 일익을 담당한 박 후보는 2년 전인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이광재 후보와 맞붙어 불과 7.43% 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격전지를 가다] 원주갑 보궐…MB 청와대 대변인 vs 3선 시장
당시 단 한 번의 공직 선거 출마로 정치적 휴식기를 끝내고 9년 만에 재기에 나선 거물급 정치인인 이 후보의 간담을 서늘케 했던 박 후보는 일찌감치 원주갑 선거구 유력 출마자로 손꼽혔다.

국민의힘이 민주당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의 지역구인 원주갑을 1순위 탈환지로 꼽는 이유다.

원주 출신으로 진광중·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박 후보는 이명박(MB)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 춘추관장 등을 지낸 MB맨이자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힘 있는 여당 국회의원을 표방한 박 후보가 "그동안 축적한 모든 자원을 원주에 쏟아부어 미래 원주의 백년대계를 설계하겠다"고 호언장담하는 이유도 이 같은 배경과 자신감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실제 최근 여론 조사지표 상으로도 박 후보가 원 후보에 우세를 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맞서는 민주당 원창묵 후보는 그리 녹록지 않은 상대다.

[격전지를 가다] 원주갑 보궐…MB 청와대 대변인 vs 3선 시장
원주 출신으로 원주고와 중앙대를 졸업한 도시발전 전문가인 원 후보는 1995년부터 2018년까지 치러진 7차례의 지방선거에서 2차례만 낙선하고 5차례를 승리로 이끈 관록의 지역 정치인이다.

특히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때부터 내리 3선을 역임해 12년 원주시정을 이끈 원 후보는 말 그대로 산전수전 다 겪으며 군사도시 이미지의 원주를 명품 관광도시로 변모시켜 오늘의 원주를 있게 한 장본인이다.

이를 토대로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받은 원 후보는 원주를 가장 잘 알고 가장 경험이 많은 자신만이 이광재 도지사 후보의 빈자리를 채워 더 큰 원주 발전을 이끌 후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여당 시장일 때든, 야당 시장일 때든 여야를 막론하고 원주 발전을 위해서라면 중앙부처와 국회를 수없이 다녔고 안되는 것도 되게 한 검증된 능력과 경험, 인맥이 중요하다"며 박 후보의 '힘 있는 여당 의원' 주장을 경계했다.

두 후보는 공식선거 운동이 시작되자마자 여주∼원주 복선전철의 추경안 삭감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원 후보다.

그는 "여주∼원주 복선전철 사업 예산 430억 원 중 65%인 280억 원이 삭감됐다"며 "2010년부터 정부와 국회를 오가며 이룩한 성과인 이 사업의 예산 삭감이 윤석열 정부의 첫 선물이냐, 정부의 강원도와 원주시 홀대가 매우 우려스럽다"고 공격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이광재 후보가) 도지사 한다고 임기 중단에 나가지 않았으면, 또 애초 예산이나 사업을 단단히 챙겼으면 추경안 삭감 논란도 없었을 것 아니냐"며 "2027년 완공까지 아무 문제 없도록 힘 있는 여당 의원이 돼 직접 챙기겠다"고 반박했다.

선관위가 주관하는 두 후보의 법정 TV 토론회는 20일 오후 2시 원주 MBC에서 생중계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