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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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0일 첫 TV토론에서 맞붙었다. 두 후보는 서로의 부동산 대책을 두고서 날선 공방이 펼쳤으며 청와대 이전 등 정치 현안을 놓고도 설전을 벌였다.

송 후보는 이날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서울시장 선거 TV토론에서 "오 후보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3선에 도전하면서 시장이 되면 1주일 안에 집값을 잡겠다고 호언장담했는데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며 "새빛둥둥섬 같은 화려한 그림들은 많았는데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이 무엇이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오 후보는 "만약 그동안 한 게 없다면 53개 재개발 재건축 지역의 조합원 분들이 지금쯤 불만이 굉장히 크실 것"이라며 "그쪽에서 불만이 전혀 나오고 있지 않은 만큼 각 조합에서 느끼고 있는 추진 속도가 빠르다는 뜻이다"라고 응수했다.

이어 "모아타운 역시 아이디어가 매우 좋다고 서로 해달라고 신청이 쇄도할 정도"라며 "임기 말쯤 되면 한 4~5년 내로는 입주하는 단지도 나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후보의 대표 부동산 공약인 ‘누구나 집’에 대해서는 “인천에서 실험하던 걸 가지고 왔는데 경기, 인천과 서울은 확실히 다른 게 서울은 굉장히 집값이 비싸고 원가가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누구나 집'은 공공임대주택 15만호의 확정분양가를 현재 시세의 감정평가액으로 고정해 10년 후에도 최초 분양가로 집을 살 권리를 주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송 후보가 "서울주택공사(SH)의 23만 호 임차주택의 협력적 소비를 조직해서 별도의 부가적인 수익을 내 임대료에만 의존하지 않겠다고"고 맞받아치자, 오 후보는 "그 방법론은 없고 그냥 돈을 벌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진작에 당 대표 하실 때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제안을 하든지, 지금까지 뭐 하고 계시다가 이제 서울에서 실험을 하시겠다는 얘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송 후보는 오 후보의 장기전세주택 정책 '시프트'가 '아빠 찬스' 없이 불가능한 정책이라며 역공했다. 송 후보는 “장기전세주택 들어갈 자격이 있는 사람의 평균 임금이 월 299만원 정도 되는데 그 사람이 6억짜리 시프트를 얻었다고 하면 대출 이자로 한 달에 200만원을 내야 한다”며 "아빠 찬스가 있지 않은 사람은 어떻게 살겠냐"고 날을 세웠다.

이에 오 후보는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상향 욕구를 반영해 임대주택 고급화도 구상을 하게 됐다"며 "극빈층이 아니라 신혼부부라든가 청년이라든가 감당할 수 있는 분들이 들어가는 개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두 후보는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냈다. 송 후보는 "세금은 낮추고 공급은 확대해 재개발과 재건축을 촉진하고 금융 지원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주요 공약으로는 1인 1주택 종합부동산세 폐지, 500%의 용적률과 30년 초과 노후 주택의 안전진단 면제 등을 소개했다.

오 후보도 "지난 1년간 서울시에서 53개 재개발 구역이 신속통합기획을 통해서 속도를 냈다"며 "매년 자치구당 하나씩 추가를 해서 재개발 구역을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청와대 이전을 놓고도 두 후보는 격론을 펼쳤다. 송 후보는 "오 후보는 서울 시민의 우려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용산 시대가 열릴 것이다' 이렇게 용비어천가를 불렀는데 그게 서울시장으로서 타당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용비어천가를 부른 적 없고 용산 이전은 신중하게 해야한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