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MB 시절 소환-'민영화 반대' 프레임 전면에
국힘, "철도·전기·수도·공항 민영화-허위조작 유포”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의 민영화 반대 포스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의 민영화 반대 포스터

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를 10여일 앞두고 ‘민영화 반대’ 프레임을 전면에 내걸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부터 민영화라는 보수정권의 ‘약한 고리’를 파고든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할 경우 임기 내내 ‘민영화 트라우마’에 시달린 이명박(MB) 정부의 전철을 밟을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인천공항공사 지분 40%를 매각하는 게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당시 전력 민영화 논란에 이어, 공항 민영화의 군불을 땐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공기업 효율성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전력, 의료, 철도, 공항 등 국가 주요 공공영역을 대기업과 외국 자본에 넘기려는 시도는 철 지난 신자유주의 논리에 불과하다”며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엄청나게 비싼 철도 요금, 의료비용을 국민이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이수진(비례)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민영화를 ‘공공기관 선진화’로 포장하며 밀어붙였던 MB 정부 인사들을 대거 포진시킬 때부터 수상했다”며 “공기업 민영화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적 저항이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6·1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인천 계양을 후보 등은 이미 민영화 반대를 주된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전날 인천 지역 즉석연설에서 “MB 때 민자 유치의 이름으로 민영화를 추진하던 그 정치세력들이 되돌아왔다”며 “전기, 공항, 철도, 수도, 가스, 의료 민영화하면 우리 죽는다”고 했다.

이 후보는 19일 인천 한국GM 부평공장을 방문해 “권력 핵심부에서 그리고 과거부터 국민의힘은 민영화를 추진해왔다”며 “앞으로도 민영화 추진 의지가 분명한데 당장 선거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재차 주장했다.
사진=민주당 의원 SNS 모음

사진=민주당 의원 SNS 모음

송영길 후보와 강선우·기동민·김영주·서영교·우상호·유기홍·박용진·장경태·진성준 등 민주당 서울지역 의원들은 이날 SNS에 “전기, 수도, 철도, 공항 민영화 반대. 투표하면 이긴다. 믿는다 송영길”이란 글을 일제히 올리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때아닌 민영화 프레임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인천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현장회의에서 “이재명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이 마치 윤석열 정부가 철도·전기·수도·공항을 민영화한다는 허위조작 사실을 뿌리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현재 상황을 두고 “MB 정부 초기인 2008년을 연상케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MB 정부는 공공부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천공항공사 등 공기업 민영화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광우병 촛불시위’가 대대적으로 전개되면서 MB 정부의 공기업·의료 민영화 등이 야당과 시민단체의 주된 타깃으로 떠올랐다. “민영화 하면 전기·수도요금이 10배 오를 것” 등 괴담이 순식간에 퍼져나가면서 MB 정부의 민영화 추진 의지는 급격히 힘을 잃어갔다.
역대 대통령 국정지지도 추이. 한국갤럽

역대 대통령 국정지지도 추이. 한국갤럽

한국갤럽에 따르면 정권 출범 직후인 2008년 1분기 52%에 달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 지지율은 2분기에는 21%로 급락했다.

거센 반대 여론에 놀란 MB 정부는 민영화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도 종종 민영화 얘기가 나왔지만 그때마다 ‘벌집을 쑤시는 격이 될 것’이라는 신중론에 밀려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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