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도전, 아메리칸드림을 넘어', 미주한인 은행史 일목요연 정리
"금융시장 불모지였던 미 한인사회에서 1등 커뮤니티은행 일궈내"
'미주한인 금융의 산증인' 고석화 회장 회고록 출간
미주 한인은행을 대표하는 '뱅크오브호프' 명예회장인 고석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명예회장이 회고록 '고독한 도전, 아메리칸드림을 넘어'(재능교육刊)를 국내에서 출간했다.

292쪽의 회고록은 추천서와 프롤로그, 에필로그, 포토 메모리를 비롯해 총 7장으로 구성됐다.

'풍전등화의 은행을 맡다'를 시작으로 '기적을 만든 응원단장 경영론', '성장의 빛과 그림자', '거대한 합병, 뱅크오브호프 탄생', '나의 꿈 나의 희망', '은행 밖 인생', '성공의 길을 묻는 젊은이들에게' 등으로 이뤄졌다.

지난 40년 동안 한인은행 성장의 한 축을 담당했던 고 회장이 직접 체험하고 겪었던 한인은행의 영광과 고뇌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책에서는 조건부 영업정지 명령(C&D)이라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던 윌셔스테이트은행 이사장을 맡아 자본금을 구하기 위해 주주들을 찾아 동분서주하던 일, 4·29 LA 폭동으로 폐허로 변한 한인 경제에 윌셔스테이트은행이 앞장서서 젖줄을 댔던 일, 주변의 지독한 만류에도 BBCN 은행과 합병해 미국 주류 은행과 견줄만한 뱅크오브호프를 만든 일 등을 기록했다.

고은화 회장은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40년 금융인으로 걸어온 길을 회고했다"며 "미주 한인은행 역사의 기록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고난의 미주 한인 이민 120년 역사에서 한인 은행의 성장사는 초라하지만 드라마틱한 불멸의 대서사이며, 다음 세대가 더 큰 발돋움을 위해 여전히 기억돼야 할 역사의 파노라마"라고 말했다.

이어 "한인 은행사의 한 부분을 엮은 이 회고록이 앞으로 펼쳐나갈 동료 후배들에게 작은 나침반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소망했다.

손병두 전 서강대 총장은 '회고록을 넘어 온 세대를 위한 인생 조언서'라는 제하의 추천서에서 "금융시장의 불모지였던 미국 한인사회에서 풍전등화의 은행을 맡아 미국 내 1등 커뮤니티 은행으로 일궈내기까지의 아슬아슬한 기록들은 독자들이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드라마틱하다"고 평가했다.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은 "성공하는 인생길을 안내하는 지혜의 샘", 배정운 철강금속신문 S&M 미디어 회장은 "경영학 교과서이자 희망 전도서"라고 찬사를 보냈다.

'미주한인 금융의 산증인' 고석화 회장 회고록 출간
부산 출신인 고석화 회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신생 철강회사였던 연합철강에 입사해 영업과 무역을 배웠다.

입사 3년 차이던 1971년 미국에 이민해 철강회사인 '퍼시픽스틸코퍼레이션'을 설립했다.

1986년 미국 최초의 한인 은행인 윌셔스테이트은행 이사가 되면서 금융계와 연을 맺었다.

1993년 은행감독국으로부터 조건부 영업 중단명령이라는 제재를 받은, 풍전등화에 놓인 이 은행의 이사장으로 취임했고, 연방중소기업청(SBA) 대출을 은행 특화상품으로 지정해 전국 최고의 SBA 은행으로 키웠다.

고 회장은 2005년 사재 500만 달러(약 63억원)를 출연해 '고선재단'을 설립해 20여 개 비영리단체를 17년간 지원하고 있다.

모교인 연세대에도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기부해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고선장학기금'을 주고 있다.

그는 2016년 미주 최대 한인 은행이었던 BBCN과 윌셔 은행의 합병을 주도해 미국 내 5천여 개 은행 중 100대 은행에 들어가는 뱅크오브호프를 탄생시켰다.

2008년 월드옥타 15대 회장에 오른 그는 협회의 발전을 위해 헌신과 봉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 미국에서는 이민자들의 최고 영예인 '앨리스 아일랜드상'을 받았다.

연세대는 그의 공로를 인정해 명예경영학 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