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이민근, 4년전 패배 설욕 의지…민주 제종길, 2선 시장 도전
민주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윤화섭 현 시장 행보 주목…단일화가 변수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가 있어 수도권 공업의 핵심지역으로 꼽히는 경기 안산시 시장 선거가 이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기도 내 격전지 중 한 곳으로 부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12년간 수성해온 안산시장 자리를 두고 민주당 제종길(67) 전 시장, 민주당 경선 컷오프로 인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화섭(66) 현 시장, 안산시의장 출신의 국민의힘 이민근 후보(53)의 치열한 3파전 양상을 보인다.

집권 여당과 거대 야당 후보 간 경합 속에 얼마 전까지 한 식구였던 제 후보와 윤 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산시는 민선 5∼7기 12년간 민주당 출신이 시장에 당선된 진보진영 강세 지역이다.

그러면서도 단 한 번도 연임에 성공한 민선 시장이 없었다.

[격전지를 가다] 12년 민주당 아성 안산시장…"수성" vs "탈환"
국민의힘 이 후보는 민주당 시장이 집권한 12년을 적폐라고 규정하고 "보수의 가치와 맥을 지켜온 저를 시장으로 뽑아달라"고 호소하며 민주당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7회 지방선거에서 윤 현 시장에게 더블스코어 가까운 지지율 차이로 참패한 이 후보에게는 이번 선거가 설욕할 기회다.

4년간 절치부심하며 지역민심을 다졌다는 그는 ▲ 청년 벤처기금·엔젤투자 기금 조성 ▲ 장상지구·신길2지구 신도시 조기 완성 ▲ 신안산선 노선 연장과 GTX-C노선 조기 착공 ▲ 신규산업단지 확충 등을 통한 10만 일자리 창출 ▲ 대부도 관광특구 지정 추진 ▲ 초중고 통합혁신국제학교 설립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최근 지방신문사의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민주당 제 후보를 앞서거나 '박빙'으로 나오자 자신감이 한껏 올라간 상태다.

민주당에서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나온 갈등이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 2014년에 이어 두 번째 시장 도전에 나선 제 후보에게는 윤 시장의 경선 탈락 후 무소속 출마로 인한 지지층 분산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숙제로 떠올랐다.

제 후보는 시장(민선 6기) 및 국회의원(제17대 안산단원을) 경력을 내세우며 안산의 미래를 바꿀 비전을 갖춘 준비된 시장후보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민선6기 안산시장직을 수행하면서 축적된 시정 경험을 바탕으로 일자리 창출과 미래도시 비전 등 새로운 트렌드를 접목하는 정책을 덧붙인다면 현명한 시민들이 저를 반드시 선택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13일 공식 출범한 선대위가 4개 지역구 국회의원 전원을 포함해 80여명의 조직으로 어느 역대 민선 안산시장 선거보다 탄탄하게 구성된 것도 자신감을 키우고 있다.

그는 안산을 스마트(Smart)상록, 아트(Art)단원, 마린(Marine)대부 등 세 개의 새로운 도심으로 만들고,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를 첨단기술로 업그레이드하는 '샘(SAM+1 프로젝트) 완성'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30여 년간 몸담았던 민주당에서 탈당한 윤 후보는 현직 시장의 어드밴티지를 활용해 안산시 최초의 연임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대학생 자부담 등록금 반값 지원, GTX-C 노선 사실상 유치 등 시장 재임 기간의 여러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 시장이 되면 지속해서 안산발전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 기아차 광명 소하리 공장 유치 ▲ 청년 인프라 대폭 확충 ▲ 첨단산업혁신벨트 Y-밸리 구축 ▲ GTX-C 상록수역 조기 착공 및 역세권 개발 ▲ 시립의료원 설립 ▲ 공공산후조리원 운영 ▲ 어르신 무상 건강검진 등을 공약했다.

[격전지를 가다] 12년 민주당 아성 안산시장…"수성" vs "탈환"
안산의 유권자들에게는 각 후보의 정책과 비전 못지않게 제 후보와 윤 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두 후보의 지지표가 분산되면 보수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에 대한 민주당 계열 지지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선에 올라갈 기회조차 박탈당했다는 상실감이 큰 윤 후보는 현재 단일화 없이 끝까지 선거운동을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그는 "인지도와 여론적합도 1등인, 뼛속까지 민주당인 저를 버린 민주당의 행태를 심판하고 시민의 선택을 받으려고 범시민후보로 나왔다"며 단일화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제 후보는 "현재 단일화 논의나 시도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무소속출마에 대한) 윤 후보의 의지를 막을 생각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지역 정가에서는 윤 후보가 중도 사퇴는 할 지어도 제 후보와 단일화는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산에서 25년을 넘게 살았다는 시민 김모(55) 씨는 "최근 12년은 민주당 시장이 당선됐지만, 안산의 민심이 어는 당 한쪽을 일방적으로 몰아주지는 않는다"면서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하고 도시를 발전시킬 능력 있는 후보를 바라는 시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안산시장 선거에는 이들 3명의 후보 외에도 김만의(47·사업가) 씨가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