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송파 탈환 노리는 국힘 vs 수성 나선 민주…서초도 관심
'14년 민주당 독식' 강동구는 3파전…대선 표심은 국힘 우세
[격전지를 가다] '보수 텃밭' 강남3구, 탈환이냐 수성이냐
6·1 지방선거에서 서울 구청장 선거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표심의 향배다.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인 이곳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송파와 강남 입성에 성공하며 정치 지형에 변화가 생겼다.

그러나 올해 대선에서는 다시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두며 보수 지지세가 회복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텃밭 탈환을 노리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현역 구청장들을 앞세워 지역 사수에 나섰다.

강남구는 국민의힘에서 예비후보만 14명이 등록하며 치열한 내부 경쟁을 벌였다.

최종 후보가 한 차례 뒤바뀌는 소동이 있었지만, 결국 강남구의회 의장 출신 조성명 후보가 낙점돼 현 구청장인 민주당 정순균 후보와 대결을 펼치게 됐다.

강남 지역에서 대형 마트를 운영한 조 후보는 서울 구청장 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519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공약으로는 한시적 재산세 50% 감면, 콤팩트시티 개발, 주민복합문화공간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강남 전문가'를 자처한 조 후보는 "자수성가한 사업가이자 구의회 의장을 경험한 구정 전문가로서 강남의 재도약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순균 후보는 지난 2018년 선거에서 민주당계 후보로는 민선 자치가 시행된 1995년 이후 처음으로 강남구청장에 당선됐다.

그간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영동대로 지하복합환승센터 건립 등 굵직한 사업들을 챙기며 표밭을 다져왔지만, 민주당의 대선 패배로 연임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올해 대선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강남구 득표율은 66.5%로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았고, 민주당 이재명 후보(30.1%)와의 격차도 36.4%포인트로 가장 컸다.

정 후보는 인물론을 내세우며 "정부 공무원, 공기업 사장, 언론인 그리고 구청장으로서 다양한 행정 경험을 갖춘 내가 더 큰 강남을 만들 더 큰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송파구에서는 현역 민주당 구청장과 서울시 간부 출신 국민의힘 후보 간 대결이 펼쳐진다.

[격전지를 가다] '보수 텃밭' 강남3구, 탈환이냐 수성이냐
민주당은 지난 선거에서 검사 출신 박성수 후보를 앞세워 18년 만에 송파구 입성에 성공했다.

박성수 후보는 재임 기간 송파둘레길 완성, 온라인 교육플랫폼 구축, 잠실5단지 재건축 심의 통과 등을 끌어내며 구민들에게 눈도장을 찍어왔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신속한 재개발·재건축 추진과 더불어 재산세 경감, 성동구치소 원안 개발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며 연임 도전에 나섰다.

박 후보에 맞서는 국민의힘 서강석 후보는 성동구 부구청장, 서울시 인재개발원장, 서울시 재무국장 등을 역임한 행정 전문가다.

당내 경선에서부터 별 잡음 없이 무난하게 올라온 서 후보는 송파대로 상업지역 확대, 신속한 재건축 추진 등을 공약하며 전통적인 지지층 공략에 나섰다.

서초구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보수 후보가 유일하게 살아남은 지역이다.

조은희 당시 구청장은 민주당의 압승 속에서도 탄탄한 지역 표밭을 앞세워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 대선에서도 서초구에선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32.7%포인트 차로 크게 이겼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이 지역에서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분위기가 강했던 이유다.

[격전지를 가다] '보수 텃밭' 강남3구, 탈환이냐 수성이냐
조은희 구청장이 지난 3·9 서초갑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돼 국회로 진출하면서 국민의힘은 이 지역에 인천 부시장 출신 전성수 후보를 공천했다.

경선이 아닌 단수 공천 방식을 두고 다른 예비후보들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국민의힘은 정통 행정관료 출신인 전 후보를 적임자로 낙점했다.

전 후보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표밭 사수에 나섰다.

민주당은 변호사인 김기영 후보를 공천하며 도전장을 던졌다.

김 후보는 공약으로 서초구 시설관리공단 설립, 서초구제2청사 건립,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합리화 등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강남·서초·송파와 더불어 '강남4구'로 불리는 강동구에서는 민주당의 14년 독식이 이어질지 관심사다.

이 지역은 2008년 보궐선거 이후 14년간 민주당 후보들이 줄곧 구청장을 맡아왔다.

그러나 현 이정훈 구청장이 아내 폭행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3파전이 펼쳐지게 됐다.

민주당에서는 서울시의회 의장을 역임한 양준욱 후보를 공천했고, 국민의힘에서는 2020년 총선에 출마했던 강동갑 당협위원장 출신 이수희 후보를 내세웠다.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이지만,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6.8%포인트 차로 앞선 만큼 선거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이정훈 후보와 양준욱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후보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양 후보에게 여론조사 방식을 통한 단일화를 제안한 상태다.

/연합뉴스